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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아동 취학전 건강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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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아동 취학전 건강점검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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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발달 아동도 심하게 공부 못하면 ‘학습장애’ 검사를/읽기·쓰기·산수 등 원인불명 능력부진/특수전공자 1:1 교육하면 호전학습장애는 다른 부분은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는 데 반해 학습능력이 특히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크게 「읽기장애」 「산수학습장애」 「쓰기장애」 등 3종류로 나뉜다. 읽기장애는 정신연령, 시력장애, 불충분한 학교 교육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장애이다. 읽고 이해하는 능력, 읽고 단어를 인지하는 능력, 입으로 읽는 능력 등에 장애가 올 수 있다. 문장 중의 단어를 앞뒤로 바꿔 읽기도 한다. 여아보다 남아에게 3∼4배 정도 많이 나타나고 전체 학령기 아동의 약 2∼8%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읽기장애는 대개 7세(초등학교 2학년) 때 뚜렷이 나타나지만 6세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지능이 매우 우수한 경우에는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는 수도 있다. 철자 및 산수학습장애가 자주 동반되며, 과거 언어발달 장애를 앓은 경우가 흔하다. 초등학교 후반기나 중학생이 되면 성적부진과 함께 잦은 결석과 조퇴, 사회 부적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에선 유전적 요인이나 대뇌의 기능장애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한다. 조기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 초등학교 1학년 또는 2학년 말께 호전될 수 있다.

산수학습장애는 읽기 쓰기 등 다른 부분의 학습은 정상이면서 산수학습에만 장애가 오는 것이다. 대개 초등학교 2∼3학년때 장애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표준화한 검사를 시행, 장애여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이 장애는 특별한 산술과정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학적 용어나 기호를 인지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계산 중 숫자를 적당히 정렬하거나, 소수점 또는 부호를 끼워넣는 데 어려움이 따르며 구구단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 지능이 정상적인 아동의 약 6%에서 발견되며 여아에게 더 흔하다.

쓰기장애는 특히 맞춤법의 습득에 어려움이 따르며 문법과 구두점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한다.

심한 학습장애는 취학 전에도 느낄 수 있으나 대개는 학교 입학 후 진단이 내려진다. 3학년 학생의 수업능력이 1학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자기 학년보다 2년이 뒤떨어진 경우) 학습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취학전아동에 대한 학습장애를 진단하는 데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너무 욕심을 부려 공부를 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 취학 전에 다소 학습능력이 떨어져도 성급히 생각해선 안되며 실망할 필요도 없다. 또래 아동에 비해 현저히 학습능력이 떨어질 경우 일단 지능검사는 받아보는 게 좋다.

입학 후 학습장애 진단이 내려지면 특수교육 전공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가능하면 1대 1로 교육을 받게하는 게 좋다. 부모는 참을성있게 반복적으로 학습을 시켜야 한다. 기대치를 낮추고 아동이 조금이라도 성취를 하면 칭찬을 듬뿍 해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야단만 듣는 아동은 2차적으로 불안증 우울증을 앓는 경우도 많다. 주의력 결핍증 등 동반장애가 올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조수철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과장>

◎취학전 DPT 등 추가예방접종 해야/시력·청력·행동장애 등 종합건강검진 바람직

초등학교 입학은 아동의 성장발달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도약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 무렵이면 아동이나 가족 모두 흥분과 불안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취학을 앞둔 아동은 정규 수학과정의 지능적 육체적 부담이 시작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종합 건강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취학아동에 대해 소아과의사가 서명한 진단서와 예방접종 기록을 구비서류로 의무화하고 있다.

취학전 아동은 우선 만 4∼6세때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와 소아마비 2차 추가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우리나라 학교보건법에도 취학전의 예방접종 상태를 확인, 초등학교 입학 후 90일 내에 학교건강기록부에 기록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보관해 둔 아기수첩을 점검하고 미필된 추가접종을 취학 전에 완료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내 모 초등학교에서 필요한 예방접종이 완료된 경우가 전교생의 40% 미만으로 밝혀진 건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학교를 통한 집단접종은 개별적 금기사항이나 특수 건강상태, 부작용 등을 무시한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개별적으로 소아과 전문의를 통해 예방접종은 물론 발육정도와 연령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다.

취학전 아동을 둔 부모는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 수학능력에 필수적인 시력 및 청력검사, 치아검사, 성장발육 등의 신체적 건강검진, 지능발달상태와 행동장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사해야 한다.<이항 한양대 의대 교수·한양대병원 소아과 과장>

◎식습관 지도/억지로 밥 먹이지 말라/간식 줄이고 규칙생활로 식욕자극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식습관은 어려서부터 길들여지기 때문에 아동기에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생활이 윤택해지고 서구화 핵가족화 등의 영향으로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아동의 식습관 지도가 어려워지고 있다. 7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당연히 모유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분유에서 시작해 인공이유식, 서양식 패스트푸드순으로 먹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취학전 아동은 혀의 감각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는 데다 음식의 겉모양, 색깔, 향의 변화에 따른 반응이 민감해 식욕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또 불규칙한 생활과 빈번한 간식등으로 식욕부진과 편식을 유발하기 쉽다. 따라서 아동 개인의 특성과 기호를 고려한 식습관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취학전 아동의 식욕은 개인별로 매우 다양하다. 아이가 평소 잘 먹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부모들 중에는 억지로 밥을 먹이거나 상벌을 이용, 강제로 먹이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아동의 정상 성장을 저해할 만큼 영양소가 부족한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4∼6세 아동의 경우 비만을 예방하는 데 적당한 하루 식사량은 곡류(밥 2공기나 식빵 6쪽), 단백질류(고기 35g, 생선 작은 1토막, 달걀이나 두부 1쪽), 채소와 과일류(작은 그릇 1접시 정도의 녹황색 채소와 귤 1개 또는 사과 반개), 우유류(우유나 요구르트 2잔) 등이다.

초콜릿 사탕 등 단 것과 쥬스 우유 등을 많이 먹는 아동은 간식을 줄이고 한 두끼 정도는 제대로 식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집 밖에서 충분한 운동을 하게 해 식욕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끝까지 먹도록 강요하거나 부모 생각에 좋다고 여기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취학전 아동은 음식보다도 환경에 더 흥미를 갖는다. 식탁 위의 꽃 한송이, 의자나 사용하는 그릇의 모양 색깔 등이 식욕에 대한 흥미를 돋울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보기에 좋고 적당한 크기로 요리해 귀여운 그릇에 담아내고, 싫어하는 음식은 조리법을 달리해 보는 게 좋다.<조여원 경희대 교수·식품영양학>

◎안과 검진/약시,성장기 지나면 치료 못해

취학전 아동의 시력저하는 정상적인 발육을 저해하고 학업에 지장을 준다. 또 가정과 사회적으로도 저시력과 실명으로 인해 엄청난 정신적 장애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순천향병원 안과팀이 95년 한국실명예방재단과 서울 중구보건소 후원으로 만 4∼5세 아동 1,441명의 시력을 집단 검진한 결과 시력 0.5 이하거나 두 눈의 시력차가 커서 정밀검사를 요하는 경우가 280명으로 나타났다.

실제 정밀검사에 참여한 127명 가운데 99%가 비정상으로 드러났고, 이중 약시가 38.6%였다. 이같은 약시비율을 전체인구로 환산하면 외국의 약시 발생률(2∼4%)과 거의 비슷한 3.4%수준이다.

취학전 아동은 사시 약시 외에 기질적 안질환인 각막질환, 백내장, 망막·유리체질환, 시신경질환 등에 걸릴 수 있다. 이들 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성장기까지 방치할 경우 심각한 장애가 초래된다. 특히 약시의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성공률(최고 95%이상)이 높은 반면 성장기가 지나면 치료가 불가능하다.

눈의 조기검진은 이처럼 중요한 만큼 정부차원에서 취학전 아동의 시력검진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학교보건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박성희 순천향대 의대 교수·순천향병원 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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