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미와 실용성 갖춘 부드러운 곡선의 편안함분명히 여러 장의 나무를 이어붙여 만든 의자인데 이음새가 없다. 등에서 허리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은 물결이 흐르는 듯하다. 흰색이나 검은색의 앉는 부분과, 원목의 색감을 그대로 살린 팔걸이와 다리의 배색이 정갈하다.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최병훈(45) 교수는 모더니즘의 단순미와 핀란드 특유의 민족적 낭만주의가 결합된 「파이미오」(Paimio)의자를 『현대 목재가구의 걸작』으로 주저없이 꼽는다. 이 의자는 핀란드의 자부심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1898∼1976)의 1932년 작품. 알토가 파이미오 요양소를 건축하며 그 안에 넣을 가구로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이 의자는 아름다우면서도 요양소 노인들을 편하게 해주는 기능성이 완벽하게 조화되어 있다. 기능성과 미감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알토는 「적층성형합판」기법을 창안했다. 자작나무를 얇게 켠 후 낱장을 접착제로 쌓아붙여 원하는 모양대로 휘는 기법이다. 핀란드 지폐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건축가인 알토는 저명한 건축가가 대개 그렇듯 가구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의 강점을 살려 목재가구 디자인에서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했다. 아예 「알토 다리」(Aalto leg)라는 가구 용어가 있을 정도이다. 『그냥은 구부러지지 않는 통나무를 가운데 부분만 톱으로 켜서 적층성형합판기법을 통해 직각으로 구부린 것으로 언뜻 보면 통나무 자체가 휜 것같아 신기하기 짝이 없다』고 최교수는 들려준다.
알토 가구에는 빼놓을 수 없는 장인이 있었다. 알토의 머리속생각을 실제 가구로 옮겨준 당대의 기술자 오토 코르호넨(Otto Korhonnen). 지금도 파이미오 의자는 오토의 손자가 운영하는 코르호넨사에서 제작하고 있다. 알토의 작품세계는 2월5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미술회관에서 열리는 「알바 알토 탄생 100주년 기념 건축전시회」에서 공개된다.<최병훈(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교수 추천>최병훈(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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