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넘어져도 쉽게 골절/골다공증 유무 진단/홈파진 신발 신도록/걷기·조깅 근력 높여/낙상통증땐 병원에추위가 계속되면서 눈길이나 빙판에 넘어져 골절상을 입는 환자가 늘고 있다. 겨울철에는 길이 미끄럽고, 바람이 세게 불며, 옷을 두껍게 입어 민첩성이 떨어지므로 쉽게 넘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고령층은 가볍게 미끄러지거나 엉덩방아만 찧어도 허리(척추)나 엉덩이뼈(고관절) 등이 쉽게 금이 가거나 부러진다. 첫눈이 내린 날이면 손목골절로 병원을 찾는 노인환자들을 자주 본다. 넘어질 때는 일반적으로 손을 짚기 때문에 눈길이나 빙판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게 손목골절이다.
뼈가 튼튼한 젊은 시절에는 웬만한 충격을 받아도 골절까지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인들은 이런 기억 때문에 단순 타박상이나 담이 든 정도로 여겨 찜질을 하거나 진통제만 복용하며 지내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따라서 가볍게 다치거나 넘어진 후 통증이 지속되면 반드시 X레이 촬영을 통해 골절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 여성의 골량은 젊은 시절 최대 골량치보다 3분의 1 가량이 감소하며, 남성은 4분의 1이 감소한다. 노인에게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고 가벼운 외상으로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처럼 나이가 들면서 뼈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노인골절을 예방하려면 다음 사항을 유의하자. 첫째,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힘써야 한다. 겨울철에는 일조량 감소, 신선한 식사 및 운동량의 부족 등으로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골다공증 유무를 진단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둘째,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노인들은 충격과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밑바닥이 두툼하고 홈이 파진 신발을 신는 게 좋다. 실내외의 바닥표면이 미끄럽지 않은지, 걸려서 넘어질 수 있는 물건은 없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너무 어둡거나 빛이 반사돼 눈이 부신 환경도 피해야 한다. 셋째, 겨울철에도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의 운동은 근력은 물론 뼈의 발육과 골밀도를 증가시킨다. 중년기 이후의 운동은 골량을 증가시킨다고는 볼 수 없으나 근력과 민첩성을 높여 낙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걷기 가벼운 조깅등 체중을 싣는 운동과 기지개등 몸을 펴주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안정제 수면제 항우울제 향정신성의약품 알코올 등도 낙상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 넘어져 손목 허리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골절의 치료는 빠를수록 효과가 좋고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골절은 척수관의 손상이나 전위가 없는 반면 대퇴골은 가벼운 외상으로도 분쇄골절이 일어나고 전위가 심하므로 대부분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이 지연되면 3분의 1 가량은 기능적으로 완전회복이 어렵고, 약 15%는 생명까지 잃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에 노인들이 넘어져 외상을 입으면 조기진단으로 골절여부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장준섭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과장>장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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