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취임사서 화해와 단결정신 새 지배철학 내세워흑인 인권운동가 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미국인의 가슴속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0일 취임식 연설에서 『미국의 꿈은 바로 34년전 킹목사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라며 그를 추앙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연설을 한 국회의사당앞 광장은 킹 목사가 63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역사적 연설을 한 링컨 기념관이 빤히 마주 보이는 곳이다.
4년전 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프론티어정신을 표상삼아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역설했던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 2기의 지배 철학으로 킹 목사의 화해와 단결 정신을 내세운 셈이다. 취임식이 열린 이날은 공교롭게도 「마틴 루터 킹 데이」와 겹쳐 전국 곳곳에서 그를 추모하는 열기가 대통령 취임식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높았다.
1929년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68년 백인 암살범의 흉탄에 쓰러지기까지 킹 목사의 삶은 미국의 흑인인권사와 궤를 같이 한다. 55년 앨라배마주 버스승차 거부운동, 고용 차별금지운동 등을 차례로 전개하며 킹은 개인적 분노 차원에 머무르던 흑인 저항 운동을 조직화, 개혁운동으로 결집시켜 나갔다. 63년 20만명이 참가한 「워싱턴 대행진」은 평등사회 건설을 향한 이정표적 사건이었다.
그를 더욱 위대하게 한 것은 비폭력적인 공존의 사상이다. 당시 체제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을 상징하던 말콤 X의 혁명론적 투쟁방식과는 달리 기독교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백인마저 포용하는 화합을 강조했다. 또 불평등은 인종적 편견에서 보다는 경제적 차별에서 기인한다고 지적, 정부는 사회 계급간 불균형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제시한 「새로운 약속의 땅 건설」을 위해서는 반드시 충족돼야 할 두 조건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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