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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취임사·취임행사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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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취임사·취임행사에 담긴 뜻

입력
1997.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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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국건설 ‘국가통합’ 강조/국제문제 적극개입 미 지도력 건재도 과시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20일 42대 대통령 취임식 연설과 이를 전후한 각종 행사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한마디로 「국가 통합」이었다. 21세기의 대격변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정파간, 인종간, 이데올로기간의 화합을 통해 미국을 새로운 희망과 기회의 나라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클린턴이 취임식장으로 향하는 차안에서도 가필과 수정을 거듭한 취임사는 우선 「옹졸한 험담의 정치」종식과 초당적인 정국운영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작은데서는 결코 커다란 것이 나올 수 없다』는 말로 사소한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정쟁의 자제를 권고했다.

이는 자신에 대한 각종 스캔들을 사사건건 정치공세에 이용하려는 공화당 진영과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윤리규정 위반을 문제삼아 역공을 취하고 있는 민주당 양측 모두에 대한 자제요청으로 해석된다.

클린턴은 이어 흑·백·황인종 등이 「하나의 미국」아래 단결하자고 강조했다. 마침 이날은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인데다 지난주에는 흑인 연예인인 빌 코스비의 아들이 캘리포니아주의 고속도로에서 백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터여서 클린턴의 인종간 화해당부는 한층 호소력이 있어 보였다.

그는 새로운 1,000년을 맞는 현시점에서 미국에 요구되는 지도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클린턴은 『우리는 한때 적이었던 국가들과 함께 세계를 건설하고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할 새로운 상황을 맞고있다』며 적극적인 대외 개입정책의 지속을 천명했다. 이는 미국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신 고립주의에 대한 경계를 표시한 대목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단순히 말로만 국가통합을 외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그는 부인 힐러리 여사, 딸 첼시아 그리고 앨 고어 부통령부부 등과 함께 이날 이른 아침부터 워싱턴 중심가의 흑인교회(메트로폴리탄 AMC)를 찾아가 흑백 평신도들과 어울려 예배를 보았다.

점심때는 깅그리치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중진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화합의 정치를 재차 강조했다. 깅그리치 의장은 이에 대해 『정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당신의 친구가 많다』는 말로 화답했다.

클린턴이 이날 피력한 21세기의 비전, 그가 보여준 정력적인 활동 등은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고 있는 오늘의 미국사회를 함축하기에 충분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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