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통신환경 따라잡기 총력전/영국 ‘1’을 추가 자릿수 확장/미국 ‘Nxx’방식으로 번호 넉넉/일본 2001년까지 ‘0x’로 통일/호주 지역번호 4개로 광역화번호자원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세계 각국이 첨단통신기술 개발 결과 새 서비스·통신사업자에 부여할 식별번호가 모자라 진통을 겪고 있다.
영국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통신망 다원화와 통신서비스 다양화에 따른 예비 번호자원 확보를 위해 다투어 번호체계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국은 이동통신과 각종 정보서비스가 크게 늘어나 95년 4월 현재의 번호체계로 개선했다. 그러나 지금의 번호체계로도 앞으로 있을 폭발적인 수요증가에 대비하기 어렵다고 보고 5∼10년후 완료를 목표로 계속 개선작업을 벌여 가고 있다. 영국의 새 번호체계는 0으로 시작하는 4자리 지역번호와 무선호출망 식별번호에 각각 1을 추가해 번호자원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지역번호는 「01xx∼09xx」에서 「011xx∼019xx」로 바꾸고 「02xxx」는 예비자원으로 확보했다. 또 무선호출망 접속번호도 「0Nxx」에서 「01Nxx」로 바꾸었다. 영국은 「03xx, 08xx」계열을 이동통신에 배정하고 있으나 앞으로 「03xxx, 038xxx」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은 지역번호와 서비스 식별번호가 모두 「Nxx」계열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캘리포니아 지역번호 「209」, 개인휴대통신 「500」, 정보제공 「900」 등이다. 미국의 전화번호는 3자리의 지역 및 서비스 식별번호와 3자리의 국번호, 4자리의 사용자번호 등 모두 10자리로 구성돼 있다.
미국식 전화번호 체계는 비교적 풍부한 식별번호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토가 넓은 통신선진국의 면모에 걸맞게 각종 서비스와 사업자가 우후죽순으로 솟아 나오고 있어도 아직까지는 식별번호 고갈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미국 번호체계에서 흥미로운 점은 특수번호가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N11」계열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 「411」 「911」이 안내와 화재신고 번호로 쓰이는 식이다.
일본은 식별번호 자원 대부분을 NTT(일본전신전화)가 사용하고 있다. 「00xx」계열은 국제전화사업자용이고 「01x」∼「09x」 가운데 이동전화 식별용인 「030, 040, 050」, 지역 사업자를 위한 「091」과 무선호출 사업자 번호를 제외한 나머지는 NTT가 쓰고 있다. 일본의 번호체계는 9자리 번호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화번호 전체는 9자리를 넘지 않지만 지역번호가 1자리에서 5자리까지, 국번호도 0자리에서 4자리까지 혼용하고 있다. 사용자 번호는 4자리로 고정됐다. 따라서 지역번호가 5자리면 곧바로 사용자 번호를 누르게 된다.
일본 우정성은 이같은 비합리적인 번호체계를 정비하고 신규 번호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2001년을 목표로 새 번호체계로의 이행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적인 변화는 식별번호를 「0x」계열로 통일하는 것이다. 맨앞에 0을 고정시키고 다음 자리에 오는 0은 국제전화 사업자나 시외전화 사업자, 1은 사업자 공동서비스, 2는 무선호출 서비스, 3은 이동전화, 4·5·6은 예비용으로 체계화한다는 계획이다.
호주도 통신서비스의 지속적인 개발과 신규번호수요의 증가에 따른 번호자원 고갈에 대비, 93년부터 번호체계 개선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전국의 지역번호를 54개에서 4개로 광역화하고 지역번호를 「0x」의 두자리로 모두 통일했다. 또 번호자원 확보 차원에서 서비스내용이 유사하면서 전혀 다른 번호를 사용하는 특수서비스의 식별번호를 가능한 한 동일계열군으로 통합하고 있다.
프랑스도 번호체계에서 혼란을 겪었던 나라중의 하나다. 프랑스는 지역별로 쪼개져 있던 통화권을 수도권(161)과 지방(16)의 2개 통화권으로 구분했다가 작년 10월 다시 5개 통화권(01∼05)으로 재조정했다. 이는 번호자원 확보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통화권 광역화가 지나쳐 통신망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개발연구원 염용섭 박사는 『전기통신망을 일찍 구축한 선진국의 경우 새로운 통신기술과 서비스의 등장으로 번호자원 부족 사태에 봉착해 번호체계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각국의 번호체계가 다른 만큼 어느 것이 좋고 어느것이 나쁘다는 식의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67개 남은 특수번호 ‘1xx’를 잡아라/교통정보 동물긴급구조/소비자신고 조세상담/자동차 AS용까지 각 단체 번호요청 쇄도
공공기관과 사회단체가 특수번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수번호는 112(범죄신고) 119(화재신고)처럼 1xx 형태로 된 3자리 전화번호. 특수번호는 100∼199까지 100개의 번호가 가능하나 현재 33개가 사용되고 있거나 배정이 끝나 남은 것은 67개 정도다. 특수번호를 요구하는 공공기관과 사회단체가 엄청나게 많아 정보통신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수번호는 공공질서 화재예방 같은 사회공익을 위한 용도나 전기통신사업에 필요한 경우 등으로 사용이 한정돼 있어 공공기관이 비영리목적으로 전국적인 통신망을 구축한 경우에만 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현재 특수번호는 ▲통신업무 ▲범죄 등 긴급사항신고 ▲민원신고 ▲생활정보 등의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건설교통부는 교통정보 제공용 특수번호를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정통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통신료 외에 부가요금을 받겠다는 건교부의 계획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통방송에서도 유사한 용도의 번호를 요청했으나 지역이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는 점때문에 역시 거절당했다.
동물구조공단에서는 동물의 긴급구조를 위한 특수번호를 요청해 왔다. 정통부는 그 취지는 높이 샀으나 동물구조공단의 지부가 서울 등 몇군데 밖에 없어 일단 허가를 보류한 상태다. 경실련과 소비자보호단체 등에서도 신고전화 개설 요청이 있었으나 정통부는 유사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특수번호를 배정하지 않았다. 자동차업체가 애프터서비스용 특수번호를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병무청은 병무상담용, 국세청은 조세상담용 번호를 각각 요청한 바 있고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업무용 특수번호를 대거 신청해 둔 상태다.
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특수번호에 대한 공식·비공식 요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번호자원이 한정돼 있는데다 원래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떠오르는 ‘노다지 사업’ 전화번호부/사이버 상거래망 구축,여행정보 제공 등/연 40% 성장… 2000년 매출 4,000억원 예상
각종 생활전화정보나 기업전화정보 등 특정전화정보를 체계화해 책자 혹은 CD롬 등에 담아 판매하는 전화번호부 사업이 새로운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전화번호부는 한국전화번호부(주)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 무료로 보급해 왔고 최근에는 CD롬으로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한국전화번호부(주)는 앞으로는 다양한 유료 전화번호부와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각 기업체의 관련 전화번호를 알려 주는 서비스와 전화번호를 검색하면 건물 위치까지 알려 주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또 여행정보와 전화정보를 결합시킨 서비스도 개발중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특정지역까지 자동차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중의 휴게소와 식당 등에 대한 정보를 전화번호와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책자와 컴퓨터통신 CD롬 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동원할 예정이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 상거래망을 구축하는 것은 꽤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Big Book」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인기다. 사업자는 기본망을 구축해 주고 이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이곳에 덧붙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정보망이 자동적으로 커지는 이점이 있다. 한국전화번호부(주)의 사이버 상거래망 구축계획도 이를 모델로 한 것이다.
또 무선호출기나 휴대폰 번호도 전화번호부에 수록,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자우편 주소도 전화번호부에 실을 계획이다.
한국전화번호부(주)는 이같은 각종 부가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2000년이면 연간 총매출액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병후 정보관리부장은 『정보산업이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추세여서 부가사업을 할 경우 연 40% 정도의 고성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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