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예상보다 적고 ‘서강학파’ 눈길정부가 20일 금융개혁위원회 구성을 끝냄에 따라 「금융개혁」의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원들의 경력이나 성향, 금융에 대한 관점 등을 살펴보면 앞으로 금융개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어느정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 구성을 분석한 정부당국 및 금융계의 반응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것이다. 급진이나 보수쪽으로 기울지도 않고, 연령면에서도 노소 균형을 이루어 앞으로 금융개혁은 급격한 변화없이 시장원리에 충실하면서 현실성을 충분히 가미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초예상보다 기업인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금융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한 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당초 「수요자입장에서의 금융개혁」을 내세우며 기업인중심의 금개위의 설치를 암시, 정부당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금개위 위원 31명중 기업인은 12명에 그쳤다. 이는 금융의 특성상 전문가집단의 역할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더 요구되는데다 재정경제원 배제에 따른 반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인 9명과 학계 및 전문가 8명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오래전부터 재경원과 관계를 맺고 있는 관변인사들이다.
기업인 12명중 재벌의 금융지배에 대한 우려를 의식, 5대그룹 관계자는 제외됐다. 금융인몫은 전현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은행 보험 증권 신용금고 창업투자 등 각 분야별로 배분돼 주로 금융산업 업무영역 조정문제를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개위 위원 인선에서 흥미를 끌고 있는 점은 소위 「서강학파」가 많은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위원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김병주 부위원장은 현역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또 박성용 위원장도 서강대 교수를 지낸 인물로 경제팀장(경제부총리)을 지낸 남덕우 전 총리와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 등 「서강학파」의 대표주자들과 지금도 교류가 활발하다.
여기에다 금개위의 행정실장으로 내정된 이덕훈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금융팀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이들의 제자격이다.
한편 학계 및 전문가에서는 연구기관대표와 교수 공인회계사 전직관료 등이 망라됐다. 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장은 각종 정책결정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문민정부의 경제브레인이고 박영철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금융이론, 특히 거시금융이론에 밝은 국제파다. 옛 재무부출신인 이헌재 한국조세연구원 고문은 미시금융분야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고, 김기환 무공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개방론자다. 또 윤계섭 서울대 교수는 증권분야의 대표적인 이론가다.<이상호 기자>이상호>
◎박성용 위원장/이론 겸비한 재계지도자
경제학자 경제관료 그룹총수 등을 지낸뒤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은퇴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재계지도자로 통한다. 84년부터 12년간 맡아왔던 금호그룹 회장직을 지난해 4월 동생 정구씨에게 물려준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현재는 전경련부회장 경총부회장 한중우호협회장 금호문화재단 이사장 등 그룹경영과는 직접 관련없는 대외활동만 하고 있다. 서강대 교수 재직때는 미시경제학과 계량분석학을 강의했다. 외유내강형의 성격으로 순리에 따라 현안을 처리하는 스타일. 미국출신의 마가레트 클라크 박(65)여사와 1남 1녀.
▲광주(65세) ▲서울대 문리대, 미국 일리노이대(경제학 석사), 미국 예일대(경제학 박사) ▲미국 버클리대 교수, 서강대 교수 ▲청와대경제비서관 ▲경제기획원장관(부총리)비서관 ▲금호그룹 회장 ▲금호그룹 명예회장
◎김병주 부위원장/‘현실’ 정통 금융전문가
금융경제학자이면서도 우리나라의 금융현실을 누구보다도 깊이 있게 꿰뚫고 있는 금융경제전문가중 한 사람. 금융산업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 세제발전심의회 위원 등을 맡는등 대표적인 관변경제학자로 통하지만 학자로서의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개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의 경복고 서울대 상대 선배로 절친한 사이. 이명원(52)씨와 1남1녀.
▲경북 상주(58세)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프린스턴대(경제학 박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경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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