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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교도행정’/부산교도소 무기수 탈옥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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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교도행정’/부산교도소 무기수 탈옥 충격

입력
1997.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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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경비에 사건발생후 늑장보고 문제강도치사죄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무기수가 탈옥하는 사건이 발생해 교도행정에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탈옥수 신창원(29)씨는 강도치사죄 등 전과 4범의 흉악범으로 제2의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 경찰과 주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사건은 평소 교도소의 허술한 경비체계와 탈옥사건 대처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교도소측은 신씨가 사동 화장실 통풍구를 뜯어내고 교도소내 교회신축을 위해 설치한 철제 가로막 밑부분 땅을 파내 공사장쪽으로 빠져나간뒤 담벽 부근에 설치돼 있던 4m50㎝ 높이의 버팀목을 이용해 월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로 누범자를 수용하는 부산교도소측은 지난해 7월부터 교도소내 사동과 담벽 사이에 교회 신축공사를 하면서 경비여건이 더욱 허술해졌는데도 공사장 주변에 상주 경비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사를 위해 설치한 버팀목이 교도소 담벽을 넘어가는데 사다리역할을 한 셈이 됐다.

또 부산교도소에는 100여명의 교도관이 1,600여명의 재소자를 관리하고 있으나 100명씩 수용하는 각 사동에 1명씩의 교도관만 배치했고 4곳의 외곽 초소도 인력 부족과 안일한 근무체계로 신씨가 교도소를 빠져나갈 때까지 낌새도 채지 못했다. 특히 교도소측은 탈옥사건 발생후 상부와 경찰에도 늑장보고로 일관해 사후조치에도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도소측은 20일 상오 6시50분께 아침 점호시간때 신씨의 탈옥사실을 확인했으나 부산지검에는 1시간 늦은 상오 7시50분께, 관할 부산 강서경찰서에는 1시간30분 늦은 상오 8시20분께 통보해 초동수사에 실패했다.

문제는 강력범인 신씨가 도피자금 부족으로 제2의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경찰과 교도소측은 뒤늦게 각 터미널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연고지에 수사대를 급파했으나 조기검거에 실패해 또 다른 범행이 발생할 경우 부실한 교도행정에 대한 비난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부산=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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