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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솔라즈(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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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솔라즈(지평선)

입력
1997.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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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0년전이다. 군사강압통치에 맞서 직선제개헌을 골자로 하는 민주화 요구가 군사정부의 강경방침과 맞부딪치고 있을 때였다.군사정부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직선제개헌 1,000만 서명운동을 기습적으로 추진한 민주화 세력들이 한바탕 결전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을 때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했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일순 감돌았다.

「탁하고 책상을 치니까 억하고 숨을 거두었다」는 치안당국자의 변명이 불에 기름을 끼얹듯, 정국이 파국을 향해 소용돌이치고 있을 때다. 당시 한국사정에 밝은 미국 하원의 아·태소위 위원장인 스티븐 솔라즈 의원은 한국의 시국상황을 「브레이크가 파열된 채 마주 보고 달려오는 기관차」에 비유했다.

솔라즈 의원의 지적처럼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관차가 마주보고 달려들었을 때의 결과는 자명하다. 그것은 파국일 수 있고 파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요즘 그것이 누구의 주도로 이루어졌느니 하고 전·노씨 가문간의 「주체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6·29」로 슬기롭게 파국을 피할 수 있었다.

최근 외신은 「여생을 손자들이 기다리는 미국에서 보내기 위해」 퇴임하는 레이니 주한 미대사의 후임에 솔라즈 전 의원을 유력한 후보 중의 한사람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사정을 꿰뚫어 온 탁견으로 봐 그의 발탁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택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사직의 경우, 첨예한 이해가 얽힌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대통령선거전의 논공행상에 따라 인선이 이뤄지는 속성으로 미루어볼 때 솔라즈의 임명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여겨진다.

10선고지의 길목에서 뜻밖의 낙마를 한 바 있는 그가 외교관으로 화려한 변신을 할 수 있을지에 쏠리는 관심 못지않게 만약 소문대로 주한대사로 임명됐을 때 그가 오늘의 한국사태를 또 무엇이라고 진단할지 궁금하다.<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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