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클린턴,미 42대 대통령 집권 2기 취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클린턴,미 42대 대통령 집권 2기 취임

입력
1997.01.21 00:00
0 0

◎21세기로 가는 미국호 출항/아칸소의 시골뜨기서 백악관 주인으로 두번이나 뽑힌 그/땀젖은 조깅복에 치즈버거를 먹는 대통령/그러나,그의 앞길엔 화이트워터·성추문 등 건너야 할 ‘스캔들의 강’도 많은데…「뉴 에이지」시대의 지도자로서 미국의 미래를 책임진 인물.

20일 제42대 미국대통령으로서 2기 집권에 들어간 빌 클린턴을 지칭하는 말이다. 태어난 아칸소주의 작은 마을 이름이 「호프(희망)」인 것처럼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그는 미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했으며 국민들은 이를 선택했다.

4년전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로 워싱턴의 중앙 정치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유복자로 태어나 술주정꾼인 의붓 아버지아래서 자라난 불우한 어린시절, 그러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조지 타운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예일대 법대 등 소위 일류대를 섭렵한 모범생. 32세의 나이에 주지사 당선 등. 그를 수식한 화려한 단어들은 당시 변화를 바라던 미국민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심으며 클린턴의 미숙함보다는 신선함을 택하게 만들었다.

재선된 클린턴은 이제 50세라는 나이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완숙한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 베트남전 참전 기피 및 마리화나는 피웠지만 삼키지 않았다고 발뺌해 얻은 「뺀질이 윌리」라는 별명도 더이상 따라붙지 않는다. 실용주의적 자세로 국내경제를 활성화하고 공화당 주도의 의회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노련미를 갖춘 지도자로 변신했다.

첫 당선때 차용한 「존 F 케네디」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고유 브랜드 창출에도 성공했다. 풀사이드 파티로 대표되는 케네디의 화려한 격식보다는 땀젖은 조깅복 차림에 치즈버거를 먹는 편안한 대통령으로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섰다. 인터넷을 두드리며 미국 정신 및 문화의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하이테크 대통령이 그가 국민에게 새롭게 심어준 이미지이기도 하다. 1기 당선때 43%에 불과하던 지지도가 96년 재선시에는 50%로 훌쩍 뛴 것이 하나의 증거다.

그러나 과거의 「혼령」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다. 1기 출범 당시에는 무용수였던 제니퍼 플라워스가 물고 늘어지더니 이번에는 전 아칸소주 공무원 폴라 존스가 성추문 스캔들을 일으켜 재선 취임식에 재를 뿌리고 있다. 화이트워터 트래블게이트 파일게이트 등 그와 부인 힐러리 여사를 괴롭혀 온 각종 추문들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재선 자금을 둘러싼 불법 모금파문은 공화당측이 벼르고 별러 클린턴 2기를 괴롭힐 「최악의 스캔들」이 될 조짐이다. 그럼에도 불구, 2기에는 클린턴 대통령의 능력과 매력이 한층 더 발산될 전망이다. 당초 내걸었던 자유 진보주의의 기치를 활짝 펴고 미국호를 21세기 신세기로 리드할 지도자로서.<윤석민 기자>

◎대아시아·한반도정책은/남·북한 직접대화 적극 유도 예상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집권 2기중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으로서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앞으로 4년간 미국의 대 아시아정책은 정치·경제적 비중으로 보아 중국과의 관계정립이 중심축을 형성하는 한편 일정수준의 안정상태에 도달할 때까지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또다른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구소련과 형성했던 양극체제의 몰락이후 앞으로의 외교정책에서 중국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를 최우선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미 클린턴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12억 인구가 가지는 폭발적인 시장으로서의 매력과 인권문제 등의 정치적 고려 사이에서 실리를 우선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2기에서 외교를 책임질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지명자가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자신과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빌 데일리 상무장관지명자를 「아메리카 팀」이라고 지칭했을 때 이는 바로 중국이 전형적인 활동대상이 된다는 의미였다. 외교와 통상이 한데 뭉쳐 거대시장의 개방확대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정치적 시각에서 클린턴행정부의 정책결정에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시아의 지역안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인이 한반도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 북한 정책에서는 지난 1기의 커다란 성과로 내부평가하고 있는 핵동결과 경수로건설을 예정된 단계대로 진전시키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2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북한의 잠수함침투사건이 일단락됨으로써 클린턴행정부는 4자회담의 성사와 연락사무소의 개설 등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남북한간의 직접대화를 적극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윈스턴 로드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가 최근 『앞으로 북·미 관계개선은 전적으로 남북한 관계의 진전 상황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사실 미국은 북한의 내부안정을 불안한 시각에서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식량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급작스럽게 와해돼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경우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한 국제적 지원에 미국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과제로서의 안정과 평화정착을 위해 집권1기에서 토대를 마련한 핵동결 합의의 이행과 4자회담의 성사가 당분간 클린턴행정부 2기의 대 북한 정책에서 기본골격을 이루게 된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백악관 안주인 힐러리/“가정의 가치 부활에 역할 한정”/현실정치와 거리 ‘편안한’ 퍼스트레이디 변신 시도

4년 더 백악관 안주인역할을 하게 된 힐러리 클린턴(49) 여사는 앞으로 「가정의 가치」를 부활하는데 자신의 역할을 한정시키겠다고 밝혔다.

힐러리 여사는 93년 백악관 입성후 의료보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차지하고 인사문제에 간여하는 등 정책결정과정에 깊숙이 참여, 「백악관의 여제」 「빌러리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더욱이 그는 화이트워터 트레블 게이트 등 잇단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정치권과 언론들로부터 공격당했다.

힐러리 여사는 지나치게 정치에 훈수를 많이 둔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선을 앞둔 지난해 초부터 변신을 추구해 왔다.

그는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부각시켰으며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저서 「아이를 키우는데는 마을이 필요하다」를 통해 국민 곁으로 조용히 다가갔다. 대선 유세기간 동안 국민들과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한 결과, 이제 자신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재정립한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여사는 권력관계를 둘러싼 현실정치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겠지만 구설수가 두려워 침묵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의 개혁가들이 그랬듯이 적극적 시민운동가로서 정치인들이 안주하기 쉬운 의료보험, 교육, 취업, 폭력과 불의로부터 보호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부단히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정치의 인간화」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힐러리 여사가 냉정하고 야심적인 맹렬 여성이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부드럽고 가정적인 퍼스트레이디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최서용 기자>

◎앨 고어 부통령/‘확실한 차기’ 출마선언만 남아/대국민 이미지 심기 행정개편 등 가시적 성과 보여야

빌 클린턴 2기 내각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중 한명은 클린턴호의 부선장으로 재승선한 앨 고어(48) 부통령이다. 그가 2000년 차기 미 대통령선거의 확실한 민주당후보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92년 부통령으로 당선될 당시 그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는 이제 장미빛 전망으로 바뀌었다. 24년이라는 정치 경력과 지난 4년간의 행정부 경험, 재선된 클린턴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 등 차기대통령후보로 확실하다는게 정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제 고어에 대한 초점은 그가 언제 출마선언을 하느냐는데에 집중되고 있다. 침례교인인 그는 이 문제에 관한 한 확답을 피한 채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성경구절 인용으로 대신한다. 시기선택만 남았다는 얘기다.

지난 4년을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시기』로 평가하는 고어에게는 앞으로 다가올 4년은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다. 그는 이 기간동안 국민에게 대통령감으로서의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행정부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보일 것이다. 우선 클린턴의 지원아래 환경, 연방정부조직 개편, 인터넷의 교육계 확산운동 등 자신이 관심을 쏟고 있는 행정분야에 더욱 정열적인 활동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대선가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백악관을 분탕질하고 있는 스캔들 회오리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불법대선자금등 클린턴이 안고 있는 각종 스캔들의 불똥이 자신에게 튈 경우 자칫 심각한 화상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조희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