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서 벗어나는 수단우리시대 가장 끔찍한 고통이 무엇일까. 그것은 권태다. 누군가는 『아프지 않으면 권태롭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매일매일 변함없는 일상이 이어지는 권태는 때로는 전쟁이나 기아보다 고통스럽다. 수다는 특별히 잘난 것 없는 우리네 보통 사람이 이런 권태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쉽고 빠른 수단이다.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떠벌리는 수다. 경박하지만, 은밀한 해방감을 준다. 독일의 자유기고가 클라우스 틸레 도르만은 서로 다른 문화권을 넘나들며 수다의 기원과 역사를 파헤친다.
수다는 장소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잠자리의 귓속말, 술자리의 안주거리, 신문의 가십란, TV의 토크쇼…. 수다는 때로는 심심풀이에 불과하지만, 때로는 엄청난 음모의 시작이기도 하다. 사적인 대화에 불과하던 수다는 입에서 입으로 번지면서는 사회적 통제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기 절정의 여배우는 「수다」가 무서워 스스로 행동을 조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옥례 옮김. 새로운사람들 간 7,000원.<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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