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브라니츠키/선거패배·은행민영화 등 연정내 갈등에 총리 사임프란츠 브라니츠키(59) 오스트리아 총리가 18일 총리직과 사회민주당 당수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86년 이후 사회민주당―인민당 연정을 이끌며 「카이저(황제) 프란츠」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최근 연정의 인기하락과 연정내부의 갈등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사회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유럽의회 선거 및 빈 시의회 선거에서 지지율이 전년도에 비해 10%가까이 떨어지는 패배를 기록했다. 사회당의 30년집권에 국민들이 싫증을 느낀데다 유럽연합(EU)가입조건 충족을 위해 복지예산을 삭감함으로써 인기를 잃은 탓이다. 최근에는 국영 크레디탄슈탈트 은행의 민영화방침에 인민당이 반발하면서 연정내 내분도 불거졌다. 지난주 인민당과의 타협을 통해 국영은행 민영화조치를 관철시킴으로써 정치위기를 한고비 넘긴 브라니츠키 총리는 당내 일부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이제 그만 물러날 때가 됐으므로 새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주겠다』며 손을 털고 일어섰다.
은행원출신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지닌 브라니츠키 총리는 84년 재무장관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합리적인 혼합경제정책과 검소한 생활로 인기가 높았다. 86년 사회당 당수 취임직후 당시 연정파트너였던 자유당의 극우성향을 비판, 인민당과 손을 잡았다. 2차대전 당시 오스트리아가 소수민족을 박해한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국내외의 신망을 얻었으며 94년에는 오스트리아의 EU 가입을 성사시켜 정치력을 과시했다. 창당 100주년을 맞은 89년 사회당의 이름을 사회민주당으로 바꾸고 정강도 중도적으로 수정하는 등 당의 개혁에도 앞장서왔다.
한편 이날 사회민주당 간부회의는 후임으로 빅토르 클리마(49) 재무장관을 임명했다. 그는 국영 OMV석유회사를 거친 경제인출신으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으며 브라니츠키 총리와도 절친한 사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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