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보철강과 채권은행단들이 추가 자금지원을 놓고 줄달이기를 벌이고 있다. 한보철강은 채권은행들이 3,000억∼4,000억원가량만 추가 지원해주면 자금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제일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지원분담액을 최대한 줄이고 정태수 총회장 주식 등 확실한 담보를 챙기려 하고 있다.한보측은 『1월초 준공한 충남 당진공장내 B지구 냉연공장(연산 200만톤)이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자금난은 끝날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3,000억원을 지원받고 한보건설소유 서소문빌딩 및 서울 송파구 장지동(4만평)부지 매각과 전환사채(CB) 발행으로 4,000억원을 자체조달할 경우 자금난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보측은 또 『국가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초대형 철강공장을 건설하는데 당연히 일시적인 자금난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공장건설중 일시적으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서 공장가동전에 제3자 인수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보측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더이상 한보철강의 페이스에 끌려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한보측이 충분한 자금준비없이 대형공장을 건설, 거래은행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며 『정총회장의 주식 등 확실한 담보없이 더이상 대출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채권은행들은 자금지원을 끊어 한보철강이 부도를 낼 경우 당장 자신들에게도 엄청난 피해가 돌아오는데다 국가경제에도 매가톤급 파장을 몰고올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중 한보철강에 대해 추가 자금지원을 해주되 여러가지 조건을 제시,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두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측은 특히 정총회장의 한보철강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줄 것을 한보철강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보철강이 최악의 상황(부도, 법정관리 등)을 맞을 경우 주거래은행이 경영권을 확보, 제3자 인수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또 한보철강에 감리단을 파견, 자금관리상황 등을 점검하는 것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한보철강에 대해 기본적으로 『주거래은행 등이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며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방관만 하고 있을 입장이 아니다. 금융계 일각에서 『한보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이며 경제논리로 풀기 어렵게돼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들이 이번주 추가 자금지원시 한보측에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한보측이 이들 조건을 받아들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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