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음악 올림픽’ 없었던 일로 할까요?/‘97 세계음악제,서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음악 올림픽’ 없었던 일로 할까요?/‘97 세계음악제,서울’

입력
1997.01.20 00:00
0 0

◎예산부족 좌초 위기국제현대음악협회(ISCM)가 75년 간 벌여 온 세계 최대의 창작 경연 대회인 현대음악제는 예정대로 한국에서 제대로 열릴 것인가? 9월26일∼10월3일 서울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97 세계 음악제, 서울」이 예산문제 때문에 좌초할 위기다.

이 음악제는 콩쿠르가 아닌 창작 음악제로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행사. 대회 유치부터 운영까지 중심 역할을 해 온 서울대 음대 작곡과 강석희 교수에 따르면 현재 최대의 난제는 예산 문제. 지난해 10월에야 확보된 정부 지원 예산은 2억원이다. 총예산 17억원에 비하면 태부족이다. 기업 등을 부지런히 타진하고 있으나, 결코 쉽지 않다.

클래식 스타들이 겨루는 콩쿠르 같은 화려함이 없다는 것이 지갑을 열지 않는 최대의 이유다. 쉽게 「생색」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88년 우리가 서울 올림픽에 들떠 있을 때, 홍콩은 아시아 첫 개최지가 됐다. 한국 개최 결정이 있기까지 끝까지 따라붙은 나라는 일본. 2002년 월드컵은 공동 개최하기로 했으나, 현대음악제에서는 한발 늦어 2001년 도쿄(동경) 개최 티켓으로 만족해야 한다. 94년말 국제현대음악협회에서 결정된 일이다.

ISCM 현대음악제는 「현대음악의 산 역사」라는 표현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바르톡, 케이지, 힌데미트, 오네거, 코다이, 리게티, 메시앙, 라벨, 쇤베르크, 시벨리우스, 헨체, 크세나키스 그리고 윤이상 등이 명예 회원의 이름으로 빛난다.

또 거기서 치러진 몇몇 초연들은 그대로 현대음악사의 핵이다.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 1, 2번」, 스트라빈스키의 「목관8중주」, 메시앙의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등 오늘날 현대음악의 고전으로 추앙받고 있는 명작들이 모두 거기서 태어났다.

강교수는 『행사 유치에 따른 음악 외적 소득은 수치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고 강조한다. 음악을 중심으로 예술·문화 사업 전반에 걸친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는 것. 관광 홍보가 아니라, 순수 예술적 차원에서 자기 문화를 만방에 알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음악의 올림픽」이라 흔히 불리는 현대 음악제를 코앞에서 떨굴 위기에 처한 한국. 예를 들어, 올림픽 개최를 천하에 공포해 놓고 「사정상 불가」 표지를 내건다면?<장병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