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음식재료 본부서 공급/초보창업자에 부담 없지요”/김밥 10여종류… 맛 깔끔해 신세대 북적/10평짜리 점포에 한달순수익 400여만원함재상(40)씨는 14년동안 영업 전선에서 일해온 「선경맨」이었다. 선경인더스트리 과장 말년차였던 함씨가 지난해 8월 명예퇴직원을 내자 회사측은 『나가지 말라』며 붙잡았다. 회사측의 간곡한 만류 덕에 함씨의 퇴직일은 동료들보다 일주일 늦어졌다. 결국 1억여원을 쥐고 회사를 나온 함씨는 퇴직 직전 부업으로 시작했던 김밥전문점의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부인 문미숙(40)씨가 김가네김밥 대학로 본점에서 우연히 김밥 한 줄을 산 것이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자녀 사교육비 등으로 지출이 커 부업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김밥이 맛있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난 듯해 신뢰가 갔다. 쇼윈도를 통해 김밥을 만드는 모습이 들여다 보이는 깔끔하고 위생적인 매장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회사에 퇴직 소문이 돌기 직전인 지난해 5월 「김가네김밥」 덕성여대점(02-994-1587)을 열었다. 이 학교를 다니는 막내 처제가 『학교 앞에 친구들과 함께 갈 깨끗한 음식점이 없다』고 귀띔해줬다.
대로변에 자리한 10평짜리 1층 점포는 덕성여대 정문에서 걸어서 5분거리. 보증금 2,000만원, 권리금 1,500만원, 월세 50만원이 들었다. 함씨 부부가 개업할 때만 해도 상권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아 비교적 부담이 적었다. 본사 가맹비 500만원, 인테리어비 1,300만원(평당 130만원×10평), 간판비 300만원, 주방 등 시설비 400만원, 초도식재료 200만원, 물품보증금 200만원 등 2,900만원이 그밖의 비용.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김밥만 10여종류에 달한다. 참치김밥 카레김밥 샐러드김밥 못난이김밥 등 젊은이의 입맛에 맞는 김밥 별종들이 특히 인기다. 김밥외의 메뉴도 라면떡볶이 치즈라면 짬뽕라면 등 그야말로 신세대 취향이다.
김밥전문점이 초보창업자들에게 환영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점. 본부에서 모든 재료의 손질과 양념까지 해 주기 때문에 체인점에서는 크게 부담을 덜 수 있다. 김밥에 들어가는 쌀, 부재료, 라면 쫄면 등 다른 음식재료까지 전부 공급하기 때문에 별도로 시장을 볼 필요가 없다.
그래도 주방일은 잔일이 많은 편이다. 5∼6명의 일손이 항상 일해야 하고, 인건비도 큰 편이다. 함씨 부부는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얹어 맛있는 김밥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당장은 마진이 줄어도 장기적으로 매출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학생들이 주고객이라 겨울 방학이 시작된 뒤 매출이 좀 줄었다. 하루 평균 매출액은 60만원선. 한달 매출 1,800여만원에서 인건비 400만∼450만원, 원재료비 800만∼900만원, 월세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400만∼500만원 가량이 순수익으로 남는다. (김가네김밥 체인본부:02―921―4548)<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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