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국 인식확립” 전열정비/이석채 수석 ‘대화’서 일방적 강연 90분 눈길/신현확 전 총리 불편한 몸 불구 특강 이채○…「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경제부처 고위공직자 대토론회가 17일 하오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렸다.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토론회에는 한승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과 12개 경제부처 국장급이상 224명, 국책연구원장, 청와대경제비서실 관계자 등 총 238명이 참가했다. 이같은 토론회는 「신경제팀 대토론회」(93년 4월30일)이후 4년여만에 처음이다.
정부가 대규모 토론회를 연 이유는 현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고위관료들의 상황에 대한 일치된 인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부전열을 정비하지 않고서는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 바꿔 말하면 현 상황에 대한 정부내부의 컨센서스가 미흡하다는 의미이다.
○…대토론회의 관심은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과의 대화와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특강에 모아졌다. 최근 경제정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이수석과의 대화는 당초 45분으로 잡혀있었으나 1시간30분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수석은 『혁명적으로 변하는 환경속에서 우리는 아직도 옛날방식으로, 패러다임은 변하지 않은채, 20세기의 사고로 21세기를 대비하려 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특유의 달변으로 고위공직자의 소명의식을 강조한뒤 경쟁력을 회복한 미국과 뒤처진 유럽의 경우를 예로 들며 『미국과 유럽의 변화를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며 「땀과 눈물」로 온 국민과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발전을 위해 우선 기본을 고치는 것이 필요한데 노동법개정은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수석과의 대화는 시종일관 이수석의 일방적 강연으로만 진행, 「참석자와의 대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 전총리는 70년대말 경제부총리 재직때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경제안정화시책을 건의, 소신있게 추진했던 인물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그가 박 전대통령시절 금기사항이었던 새마을운동예산감축 등을 대통령에게 보고, 경제안정화정책을 추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신 전총리는 특히 79년 10·26사건으로 국가가 큰 혼란에 빠졌을 때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제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전총리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 한부총리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특강을 했다. 신전총리는 『오늘날 정부와 관료의 역할은 축소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커지는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관료조직이 소명감과 연대의식을 갖고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저녁식사후 3시간동안 계속된 분임토의. 각 분임당 19∼20명으로 구성된 11개 분임조는 분임장(차관) 연구장(1급) 발표자 간사 등을 선임한 후 ▲공공부문의 혁신 ▲우리 경제의 미래 등을 주제로 자유토론을 했다. 분임토의와 같은 시간에 장관들은 경제장관회의와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현안을 논의했다.
○…한부총리는 개회사에서 『우리 경제는 어렵고 매우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며 『이는 과거와는 달리 주로 대내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국민 모두의 의식개혁과 경제의 구조개선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경제운영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경제의 기본원리에 입각한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이틀째인 18일에는 김경원 전 주미대사의 강연에 이어 각 분임조별로 토의결과를 발표한 후 대토론회를 끝낸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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