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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부터」가 순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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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부터」가 순서다(사설)

입력
199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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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의 대표가 연두회견에서 무엇을 밝힐 것인가를 놓고 국민들이 이번처럼 비상한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다. 이는 파업사태와 관련, 대통령의 연두회견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이홍구 대표가 뒤늦게나마 민심을 정확히 읽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즉각적인 국회정상화」 외에는 새로운 것이 없어 실망과 아쉬움을 주었다.비록 새롭고 획기적인 처방은 없었지만 이대표가 야당에 대해 노동법 관련사태를 민의의 광장인 국회에서 논의하는 한편 3역―중진회담을 제기한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을 준다. 이같은 중진회담안을 왜 파업초기에 제기하지 않았는지, 집권당의 늘 뒤늦은 시국인식은 아쉽기 짝이 없다.

어쨌든 이대표가 「모든 것을 대화로 풀어 가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 야당의 의사방해 등을 이유로 한 대화거부 자세를 전환했다는 점에서 수긍할 만하다. 물론 노동관계법은 재심의하지 않겠다고 못박아 대화의 진짜 의중을 궁금하게도 하지만 문제는 영수회담에 관한 태도다. 즉 중진회담이 진행된다면 영수회담을 포함, 보다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으나 시국은 하루가 절박한데 언제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지금 상황은 조건없이 그리고 즉각 영수회담을 열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주장이다. 물론 영수회담이 오늘의 사태를 풀 수 있는 최종적인 만병통치약으로는 보지 않는다. 노동법의 경우 사실상 모든 기업과 근로자들, 국민의 이해가 걸려 있는데다 3김씨의 관계만 해도 15대 국회출범이래 패인 갖가지 감정적인 골과 함께 상대방에 대해 심기가 편치 않기 때문에 만난다고 즉석에서 해결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침체속에 전국민이 불안속에 보내는 것을 생각한다면 3김씨는 서둘러 만나야 한다. 김대통령은 왜 노동법을 통과시켜야만 했는지를 설득해야 하며, 야당의 두 김씨는 항의만 하고 무조건 백지화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타당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3김씨가 큰 대화, 큰 협상을 통해 타협의 원칙을 설정한 뒤에 구체적인 것은 여야 중진회담에서 절충케 하는 것이 순리다. 그렇게 해서 기업과 근로자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우리는 이대표가 회견중 파업사태 등 오늘의 어려운 시국상황이 문민정부와 대통령 회견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민심이반에 기인한다는 점을 인정한 뒤 이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주목하고자 한다. 사실 요즘처럼 국민과 각계가 대화와 타협을 애타게 요구한 적도 드물다. 정부 여당은 무거운 사회적 위기속에 이같은 대화 요구를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이대표는 즉각 영수회담을 건의해서 실현시키는 노력에 착수해야 한다. 영수회담서 노동법의 보완방향 등을 비롯하여 흔들리고 흩어진 노사관계와 국민의 마음을 화해시키고 한데 묶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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