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이던 중동 평화 협상이 마침내 본 궤도에 재진입하게 됐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수개월간의 진통끝에 15일 헤브론시 이스라엘 철군 및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자치권 이양에 합의, 협상 진전을 막아온 최대 장애가 걷히게 된 때문이다.
양측이 이날 서명한 합의안은 일단 고무적이다. 98년 8월까지의 기한을 설정, 3단계에 걸친 철군일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선 문제의 헤브론시 80%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한다는 것이다. 양측 각의와 의회의 비준을 거쳐 10일내라고 했지만 철군은 즉각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어 94, 95년 두차례에 걸친 반환에서 제외됐던 나머지 서안지역에 대한 자치권 이양에 들어간다. 6주내 헤브론 인근의 할홀지역에 대한 1단계 이양을 시작으로 8개월후 2단계, 98년 8월 마지막 3단계를 끝으로 서안지역에 대한 자치권을 팔레스타인측이 모두 회복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양측은 팔레스타인의 최종 지위를 논의할 마지막 협상(3단계 자치협상)에 들어간다. 99년 5월을 시한으로 못 박고 있는 이 협상에서 양측은 팔레스타인의 국가형태를 비롯, 예루살렘과 600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 귀국 문제 등 남은 난제들을 협의하게 된다. 이번 합의의 의의는 지대하다. 당초 지난해 3월로 예정됐다 연기를 거듭해 온 헤브론 문제의 매듭은 95년 9월 워싱턴에서 조인된 2단계 자치협정이 드디어 대미를 장식한다는 큰 의미를 지녔다.
또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팔레스타인측의 자치권 회복은 3차 중동전(67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간다는 역사적 의의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출범후 강경일변도이던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정부가 「땅과 평화의 교환」이라는 협상의 대원칙을 처음으로 수용했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그러나 불안감 또한 없지 않다. 첫째는 이양의 규모이다. 양측은 이번 합의를 통해 유대인 정착촌과 「군사지역」은 반환지역에서 예외로 했다. 현재 서안지역내에는 13만의 유대정착민이 곳곳의 정착촌에 거주하고 있으며 예루살렘 인근지역의 경우는 정착촌 건설을 위한 토지 수용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예외」에 대한 서로의 해석차는 두고 두고 화근이 될 소지를 안고 있다.
또 하나는 이스라엘 내정상황이다. 불안한 우파연정을 이끌고 있는 네탄야후의 정치적 입지에 따라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개연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중동평화협상 주요 일지
▲91.10=마드리드 중동평화회담 시작
▲93.5=이스라엘―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오슬로 비밀협상
▲93.9=이스라엘―PLO, 팔레스타인자치원칙 선언
▲94.5=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내 예리코 가자지구 1단계 자치 시작
▲95.9=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 및 2단계 자치 확대 합의
▲97.1.15=이·팔, 헤브론 등지에서 군철수 일정 합의
□남은 일정
▲97.9=이스라엘군, 요르단강 서안 2단계 철수
▲98.8=이스라엘군, 요르단강 서안 철수 완료
▲99.5=팔레스타인 최종 지위에 관한 협상 완료
▲99.9=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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