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년 전통의 은은한 맛’파리의 구 시가 「마레」의 부르 티부르 거리에 있는 「마리아주 프레르」(MARIAGE FRERES)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이다. 1854년부터 143년 동안 차를 팔아온 이 가게는 국제적으로 이름있는 고급차의 명가다. 모든 것이 쉽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창업때의 그 분위기 그 규모 그대로인 이 가게는 프랑스적인 살롱문화를 보여 준다.
앙리와 에두아르 마리아주 형제가 세운 이 찻집이 취급하고 있는 차 종류는 30여개국에서 들여온 350가지. 온갖 차 주전자와 차 용구, 프랑스의 차문화를 예술로 해석하는 책들이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차로 가득찬 진열장. 넓은 벽면의 천장부터 바닥까지를 가득 메운 네모난 나무선반 속에 차통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손에 닳아 반질반질해진 진열장 나무선반 모서리들은 이 집의 오랜 세월을 증언한다. 항상 차를 고르는 손님들로 붐비는 진열장을 지나면 대리석을 깐 베니스풍 홀이 나온다. 홀 중앙의 유리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한없이 평화로운데 한 쪽은 차와 간단한 음식이 있는 카페이다. 차 아이스크림, 차 케이크, 차 잼, 차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이 가게를 자주 이용하는 손님들은 아무래도 나이든 이들. 곱게 화장을 한 할머니들이 차와 케이크를 들며 담소를 나눈다. 몇 시간이고 한가롭게 신문이나 책을 보는 할아버지들도 눈에 띈다.
각국 특산 차 리스트에는 「코리아」의 녹차와 인삼차도 있다. 이제 이 가게는 일본에도 분점을 열어 프랑스의 차문화를 전하고 있다.<파리=박희자 기자>파리=박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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