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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거리서 「여성 도깨비 굿」/한국여성단체연서 노동법 등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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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거리서 「여성 도깨비 굿」/한국여성단체연서 노동법 등 항의

입력
1997.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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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곳 솟대에 달고 “법철폐” 구호노동관계법 안기부법 기습통과로 조성된 사회불안을 씻어내기 위한 「여성 도깨비굿」이 15일 종로거리에서 열렸다. 하오 1시 종각역 제일은행 본점 앞.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 50여명이 소복차림에 삼베수건을 쓰고 탑골공원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여성도깨비굿은 전쟁 가뭄 등 우환이 생겼을 때 속곳을 솟대에 매달고 서낭당을 돌며 달거리중인 여성이 도깨비탈을 쓴 채 소리를 지르던 전통의식. 굿이 진행되는 동안 남자들은 일절 바깥출입을 하지 못한다.

「도깨비」역을 맡은 이혜란(37·전 연극기획자)씨는 맨 앞에서 「악법철폐」라는 문구를 쓴 속곳을 대나무에 매달고 회원들을 인솔했다. 이씨가 『여성들이 여기에 소복을 입고 왜들 모여 있는고』라고 외치자 뒤따르던 회원들은 『날치기통과 반대』 『노동악법 재개정』 『김영삼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회원들은 탑골공원 앞에서 속곳을 태우며 노동관계법 등 사회의 모든 우환을 날려 버리는 의식을 가졌다.

행사를 마련한 이 단체의 지은희 대표는 『정리해고 등 남편들의 고용불안으로 가정의 평화도 위협받고 있다』며 『여성들도 노동관계법 철회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여성 고유의 저항의식이 담긴 의식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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