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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과 한반도의 ‘진통’/이장훈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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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과 한반도의 ‘진통’/이장훈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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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와 불가리아.발칸반도에 위치한 양국은 요즘 대규모 반정부시위사태로 연일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르비아의 경우 야당과 학생운동단체들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지방의회선거 결과에 대해 무효조치를 취한데 항의, 15일 현재 57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독재에 반발한 이 시위사태는 국민저항운동으로까지 규모가 확산되고 있다. 세르비아 국민들은 민의를 무시한 처사에 반발, 마침내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불가리아 국민들도 집권 사회당의 실정에 항의해 조기 총선실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가 확산된 이유는 사회당이 그동안 개혁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경제가 파산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발칸반도는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을 제공하는 등 「유럽의 화약고」로 불려 왔다. 발칸반도국가중 하나인 루마니아는 과거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붕괴될 때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이 전격 총살당하는 등 충격적 정변이 일어났었고 보스니아는 장기간 내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발칸반도의 반대편에 있는 한반도 역시 현재 세계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식량난에도 불구, 독재체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과 노동법 개정문제로 파업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상황도 발칸반도 만큼이나 복잡하다. 한반도 역시 한국전쟁이라는 미증유의 참화를 겪었으며 현재도 동아시아의 잠재적 화약고로 남아 있다.

20세기의 불행한 과거를 비슷하게 간직하고 있는 발칸반도와 한반도는 현재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기위한 엄청난 산고를 함께 겪고 있다.

발칸반도나 한반도의 국민들은 모두 이같은 진통이 건강한 「신생아」의 출산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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