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약 아닌 건강보조식품일뿐”노화를 막는다고 해서 「현대판 불로초」로 지난해 미국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DHEA(Dehyroepiandrosterone)가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효과와 안전성 여부가 검증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의학 전문가들은 『일부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다고 연구된 적은 있으나 현재로서는 약품으로 효능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의대 임승길(43·내분비내과) 교수는 『치료약이 아니라 단지 건강보조식품일뿐』이라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25∼50㎎을 6개월간 투여했을 때 단기적 인체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임교수는 『따라서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인체에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 것인지 아직 연구된 바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DHEA는 저밀도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이 결합하여 우리 몸의 부신수질에서 만들어지는 성호르몬 원료물질이다. 이 물질은 몸 안에서 남성 여성 호르몬으로 다시 변환된다. 그러므로 쉽게 말하면 DHEA는 성호르몬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간 톱니바퀴에 해당하는 물질인 셈. 이 물질은 출생직후에는 인체내에 없다. 그러나 25세쯤이 되면 일생 중 최고로 많아지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점점 줄어든다. DHEA효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에 이를 인위적으로 투여할 경우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웅제약 전성수(59) 부사장은 『지난해 멜라토닌이 노화를 방지한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효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미국의학협회는 지난해 11월「DHEA에 관한 과학적 진단은 아직 멀었다」고 발표했다』고 전한다. 또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DHEA를 약품(Drug)이 아니라 건강보조식품(Dietary Supplement)으로 허가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하라고 충고한다. 미국의학협회지(JAMA) 96년 11월6일자에 따르면 지난 94년 제정된 「건강 보조식품과 교육에 관한 법률」로 FDA가 건강보조식품의 판매를 금지시키려면 그 유해성을 밝혀야만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건강보조식품이라는 상표를 달면 안전성 및 효과에 관한 검증없이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 전씨는 『미국 보건식품업계를 보면 6개월마다 한번씩 「기적의 식품」이 등장한다』며 『DHEA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려면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에서는 하루 25∼50㎎씩 한달복용분이 15달러(1만 2,000원)선.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으나 시중 약국에서 3∼4만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미주리대학 가정의학과 존 러너 교수는 미국의학협회지에 실은 글에서 『DHEA를 자가 처방하지 말라』며 『혹시 복용하더라도 나중에 부작용이 났을 경우 소송을 할 수 있도록 유명식품체인에서 구입하라』고 권고했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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