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은 과연 만능인가. 4자회담은 실타래처럼 얽힌 남북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는가.지난해 4월 제주도 한미정상회담에서 제의된 4자회담은 해를 넘겼는데도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남북관계의 대부분 현안이 4자회담과 연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자회담은 남과 북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만나 한반도 평화정착문제를 논의하자는 것만 분명할 뿐 나머지는 모든게 불투명하다. 성사전망은 물론이고 의제와 회담진행 방식등이 애매하기만 하다. 북한은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 4자회담 설명회에 참석하겠다고 마지못해 약속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설명회를 북미간 준고위급회담과 연결시키고 있다. 북한은 준고위급회담을 자신들의 기존전략대로 남한을 배제한 채 미국과 직거래를 시도하는 통로로 삼으려 들게 분명하다. 여기에다가 4자회담의 또다른 당사자인 중국의 태도 역시 명쾌하지가 않다. 설사 일이 잘 풀려 4자가 한 테이블에 앉는다 해도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할 수 없다. 어렵게 만났다가 얼굴만 붉히고 헤어지면 만나지 않은 것만 못할 수도 있다.
북한이라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라를 상대로 하고 있는 남북문제는 현안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로 한고비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남북대화는 물론 경수로문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문제 등 현안은 쌓여만 가고 있다. 이 현안에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우선순위가 있고 시간의 완급도 있다. 언제 이뤄질지 아니면 결국은 무산되고 말지 아무도 모르는 4자회담만을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만큼 한가롭지가 않다. 남북문제를 풀어가고자 제의한 4자회담이 자칫 남북현안 해결에 병목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4자회담이 중요한 것은 분명 하지만 만능이라는 생각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남북문제처럼 복잡한 사안에 단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