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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드라마 ‘욕망’(TV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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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드라마 ‘욕망’(TV읽기)

입력
1997.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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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없는 구성 어설픈 연기/단지 자극적 장면만으로 시청자 눈길 끌기란 헛된 ‘욕망’일뿐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것이다. 반라에 가까운 여성의 몸을 보여주거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진한 러브신과 폭력신을 연출하거나 그도 아니면 계속해서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렇게 끌어들인 눈길은 결코 오래 붙잡아 두지 못한다. 잠시 눈요기 거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시청자들은 단순히 볼거리로서의 드라마 뿐 아니라 그 안에 자신의 감정을 실을 수 있을만큼 사실적이고 진실된 드라마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예로 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얼마전 시작한 MBC 일일 드라마 「욕망」(하오 8시25분)이다. 「욕망」은 신데렐라를 꿈꾸는 한 여성이 모델을 거쳐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희망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MBC가 시청률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서울 하늘 아래」를 도중하차시키는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의욕적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홈 드라마라고 해서 가족 이야기만 다룰 필요는 없다. 재미와 사회성을 두루 갖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욕망」은 교육자 집안의 딸인 미연(유하영)이 부모 몰래 모델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여느 일일 드라마와는 다르게 시작했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욕망」은 기존 일일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지식한 아버지와 점차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어머니, 푼수인 친구 춘자(윤현숙) 같은 전형적인 인물 설정이나 어머니의 다방 개업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 전개, 술 먹고 몰래 방에 들어오다 도둑으로 몰리는 식의 코믹 요소 등 대부분이 이제까지 많은 일일 드라마에서 보여졌던 방식이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필요없이 길게 등장하는, 반라의 모델들이 무대를 활보하는 자극적인 패션쇼 장면과 미연의 친구인 모델 희정(박영선)의 화려한 외모 정도 뿐이다. 그나마도 세 여주인공들의 어설픈 연기 탓에 외모가 주는 「보는 즐거움」도 반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도 「욕망」의 제작진은 극적인 사건의 나열과 자극적인 장면만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으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나 설득력 있는 구성과 현실적인 인물, 탄탄한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보려는 이같은 시도는 다만 「헛된 욕망」에 그칠 뿐이다.<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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