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방문 여 의원 운동권 선배에 멱살/이 대표 성당입구서 「사수대」 맞닥뜨려 곤욕/정의사제단 심야 촛불행진에 시민들 “박수”민주노총 지도부의 농성이 19일째인 명동성당의 13일 표정은 변한 것이 전혀 없었다. 매일 상오 11시 열리는 권영길 민주노총위원장의 기자회견도 여전했고 성당주변의 경찰과 신경전을 거듭하는 「사수대」 등 시위대의 움직임도 한결같았다. 하오 4시무렵 성당내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공동대표 문규현 신부)이 주최한 비상총회가 열렸고 성당앞 계단에서는 이보다 1시간 앞서 총파업승리 결의대회가 열렸다.
○…신한국당의 김문수 의원은 이날 이홍구 대표와 함께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러 왔다가 20년 가까이 학생·노동운동을 함께 했던 한 선배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민중연대투쟁위 회원으로 75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줄곧 노동운동을 해온 김모(46)씨는 상오 10시께 성당입구에서 김의원의 멱살을 잡고 『네가 인간이냐, 감히 어디라고 오느냐』고 고함을 쳤다. 의외의 사태에 당황한 김의원은 다소 흥분, 『내가 가는 길이 옳아』라고 맞고함을 쳤다. 해프닝직후 김씨는 『20년 가까이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든 김의원에게 인간적으로 너무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권위원장은 개정노동법의 백지화 및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방침철회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성당에 찾아온 이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했다. 권위원장은 이같은 입장이 대화거부로 비칠 것을 우려, 『이대표가 민주노총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을 뿐더러 이대표 자신이 김추기경을 만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고 이례적으로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대표는 김추기경을 만나러 성당으로 들어가려다 50여명의 사수대가 「노동악법 철폐」 「신한국당 해체」 등을 외치며 제지하는 바람에 10분이상 곤욕을 치렀다.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소속 신부 2백여명은 하오 7시부터 민주노총의 농성천막이 있는 성당내 성모동산에서 신자 등 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사제단 공동대표 장용주 신부는 강론에서 『3당야합을 통해 탄생한 군민정부가 과거 군사독재정권도 생각지 못한 성역침탈을 자행하려 한다』며 『김영삼 대통령은 개정악법을 철회하고 국민과 역사앞에 회개하라』고 말했다. 시국기도회를 마친 신부 등 1천여명은 하오 9시부터 「김영삼과 신한국당은 회개하라」 등의 플래카드와 촛불을 들고 1백여m 떨어진 명동입구까지 평화행진했다. 길가던 시민 1백50여명은 이들에게 길을 비켜주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이동국·이동훈 기자>이동국·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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