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작가 선정 등 최고의 볼거리 제공작업 순조/10돌 맞는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도 맡아 동분서주미술평론가 유준상(65)씨는 최근 두꺼운 비망록을 두 권씩 가지고 다닌다. 그안에는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장과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본부장을 맡고있는 그의 일정과 준비사항이 빼곡히 적혀있다. 또 지난연말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운영위원장이라는 직함이 더해졌고 일간지 신춘문예 미술평론심사를 한데이어 언론사의 인터뷰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더욱 바빠졌다.
유씨가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제2회 광주비엔날레(9월1일∼11월27일). 8, 9 양일간 광주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1차커미셔너회의가 끝난 직후 만난 유씨는 표정이 밝았다. 13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 끝에 도출해낸 전시계획초안과 작가선정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제만과 같은 세계적인 전시기획자도 「지구의 여백」을 주제로 구성한 5개 전시에 대해 「미술사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문명의 기원과 현주소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이번 광주비엔날레가 질적으로 성공하고 일반인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씨는 광주비엔날레성공의 열쇠가 되는 참여작가선정에 대해서는 『주제마다 15명의 작가를 뽑는 전권이 커미셔너에게 위임됐다』며 『2월 중순까지 전체명단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작가의 경우 『소주제 「권력」분야의 커미셔너 성완경씨가 30여명의 후보 중에서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고, 「속도」의 하랄드 제만과 「생성」의 베르나르 마카데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 2∼3명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있다』며 『모두 10명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본전시가 상징적이면서 무겁게 이루어지는데 반해 5개의 특별전은 가벼우면서도 교육적인 내용을 담겠다는 것이 그의 의도이다. 동·서양미술에 대한 체계적인 소개와 몸소 뛰어다니는 큐레이터의 상을 보여주기 위해 특별전 커미셔너도 자원했다.
한편 유씨는 예술의전당 전시기획과 추진에도 빈틈이 없다. 특히 올해는 예술의전당 출범 10주년이 되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뿐 아니라 문체부가 정한 「문화유산의 해」에 맞추어 다양한 특별전도 준비하고 있다. 문화유산의해 특별전으로는 세계문명발상지인 이집트전과 봄베이전을 대대적으로 꾸밀 예정이며 10주년기념전으로 「세계공연예술축제 무대미술전」 「청년작가 한중일국제교류전」 「석봉 한호전」 등도 추진중이다.
서울대 상대출신으로 뒤늦게 프랑스에서 미술평론가로 데뷔한 유씨는 『올해가 미술계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며 『은퇴후에는 빛과 색채와 관련된 책을 5∼6권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협회장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을 역임하며 각종 국제미술전을 기획했다. 저서로는 「한국전통표준색명」 등이 있다. 부인 손선희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샘화랑을 경영하고 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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