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전국적인 축제가 많다. 전국미식축구연맹(NFL)결승전, 야구결승전(월드시리즈), 그리고 대통령선거를 흔히 미국의 3대축제라고 하는데 이중 대통령선거는 다른 축제에 비해 선거 자체와 취임의 2중 축제라는 점에서 특징지워진다.미국대통령 선거는 전임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전해의 11월 첫째 화요일에 실시된다고 법률로 명시돼 있고 대통령취임식은 수정헌법 제20조에 1월20일에 실시한다고 못박고 있다. 대통령 취임식은 원래 당선자의 출신주에 따라 당겨지기도 하고 늦춰지기도 했다. 11월에 선거인단이 선출되고 상원이 그 표를 계산해 11월 하순에 당선자를 공포하면 당선자는 일단의 참모들과 함께 마차로 워싱턴(처음에는 피츠버그)으로 달려왔던 것인데 거리가 가까우면 1월 중순쯤에 도착하고 거리가 멀면 3월 초순에라야 도착하기도 했다. 매우 중요한 대통령 교체 시간을 두고 실랑이가 있지 않을 수 없었다. 의회는 1932년 헌법수정을 통해 대통령 임기는 1월20일 정오에 끝난다고 못박았다.
왜 하필 1월20일인가에 대해서는 추측이 난무한데 이날이 1932년 이후 가장 일요일이 안오는 날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정설로 되어 있다. 금년도 역시 일요일을 비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난 1986년 킹목사의 생일인 이날을 공휴일로 정했기 때문에 금년은 일요일은 아니나 공휴일과 겹쳤다. 취임식준비요원들은 물론 취임식을 하는 당사자인 클린턴 대통령도 공휴일근무수당 548달러(46만원)를 받으면서 취임식을 해 연방예산이 거의 배로 지급되게 됐다.
식 거행비 95만달러, 공원유지 및 공원경찰비용 100만달러, 워싱턴시 경비 570만달러, 군동원비용 470만달러 등 공식집계 된 것만도 2,000만달러(168억원)가 넘는다. 이번은 다행히 클린턴의 재취임행사이지만 대통령이 바뀔 때에도 옛주인의 사정은 볼 것 없이 당선일부터 한달 이상을 백악관 앞에서 사열대를 만들고 관람석을 정비하면서 워싱턴시 전체가 떠들썩해질 정도로 축제준비를 요란하게 한다.
비용은 들겠지만 우리도 정치불안, 경제불안으로 쌓인 요즘의 우울한 시기에는 그런 축제라도 기다릴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좀 낫겠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