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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과 경선/조명구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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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과 경선/조명구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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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이 연두회견을 통해 신한국당의 대선후보결정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언급한 것이 정가에서 화제가 되고있다. 대통령은 집권당 총재이고 당원의 한사람이므로 여당후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다고 해서 탓할 수는 없다. 그가 밝힐 입장은 크게 두가지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경선에 앞서 후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예시해 특정인을 묵시적으로 부각시키는 방법이고, 둘째는 아예 특정인 지지를 선언하는 방법일 것이다.경선에 앞서 대통령이 특정인 지지를 선언하거나 대세몰이를 묵인한다면 경선전당대회는 그야말로 모양갖추기에 그치고 여타후보는 특정인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집권당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지난 92년 5월의 경선전당대회는 「불공정·위장·왜곡경선」이라는 오점만 남긴채 반쪽대회로 끝나고 말았다.

임기말을 앞둔 현직대통령은 당선가능성과 함께 퇴임이후 자신의 사후보장문제를 놓고 고민을 하기마련이고 여러가지 유혹에 빠지기쉽다는 사실은 5·6공 정권교체기의 역사적 교훈이 말해준다. 이 교훈을 되새기는 것이 공정한 경선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전두환씨는 가장 믿음직한 40년 지기인 노태우씨를 지명했고, 노태우씨는 장고를 거듭하다가 끝내 현재의 김영삼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이들은 「상품이 좋아서 승리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쟁취한 것」이라며 정권창출의 공을 전임자의 지명이나 지지덕분이 아닌 모두 자신의 몫으로 치부했다.

후계자지명에 감격하여 눈물까지 흘렸던 노씨는 대권을 거머쥔 뒤 전임자를 백담사로 유배보냈고, 사후보장을 철석같이 믿었던 노씨는 업보인지 모르지만 전씨와 함께 영어의 몸이 되어 비참한 종말을 맞고있다.

이같은 역사적 교훈이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직대통령의 영향력 행사가 퇴임이후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리석고 부질없는 일이 아닐까. 대권을 장악하게 되면 누구든지 전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바로 권력의 속성이다.

후계자에 대한 투자만큼 회수율(투자효과)이 낮은 투자는 없다는 어느 정치학자의 따가운 지적을 김대통령도 한번쯤 곱씹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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