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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를 수 없는 나라(NC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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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를 수 없는 나라(NC Choice)

입력
1997.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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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말 월남에 온 프랑스 선교사들의 운명은베트남의 어린 황제 칸이 구원병을 요청하기 위해 대혁명 전야의 프랑스 궁정을 찾아, 늙은 루이16세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짧고 아름다운 소설 「다다를 수 없는 나라」는 시작된다. 일단의 선교사들이 1년이 넘는 항해 끝에 사이공에 도착한다. 그간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났고 이 나라는 자기 나라 선교사들을 다 잊어버린다. 성직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특유의 습하고 아름다운 베트남 땅에서 모든 것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하나하나 죽어간다. 마지막 남은 수사 도미니크와 수녀 카트린느는 북부 베트남 지역의 한 오두막집에서 벌거벗은 채 껴안은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듯 발견된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한 문장이 두 줄을 넘는 경우가 드문, 기이하게 적막하고도 여운을 남기는 단문으로 들려준다. 내용의 의미보다는 문장과 그 사이의 여백이 주는 감동이 크다. 원제는 「ANNAM」, 옛 베트남 왕국의 이름 안남이다. 김화영 고려대 교수의 번역과 작품해설이 돋보인다. 김교수는 『프랑스와 베트남 사이의 역사적 상흔들까지 초월하게 하는 힘이 있는 소설』이라며 『무명작가의 처녀작인 이 작품은 흡사 50년 전 무명의 청년 카뮈가 「이방인」으로 던진 충격을 연상시킨다』고 격찬했다. 문학동네간 5,000원.<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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