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씨 평역본은 500만부 팔려/최근 김홍신씨 가세 황석영씨 준비삼국지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문화현상」이다.
1,700여년 전 중국 진나라의 진수가 편찬한 정사 「삼국지」, 600여년 전 원말명초의 나관중이 소설화한 「삼국지통속연의」는 시공을 뛰어 넘어 더욱 생생한 이야기로 끊임없이 부활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 나온 각종 「삼국지」만 하더라도 30여종이 넘는다. 가장 최근에는 소설가 김홍신씨(민주당 의원)도 3년여 작업 끝에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평역해 10권 분량으로 출간했다(대산출판사간). MBC TV는 방학을 맞아 6일부터 중국에서 지난해 제작한 84부작 드라마 삼국지를 일주일에 네차례 방영중이다. 고우영씨의 만화로 만들어진 삼국지는 물론, 연전에는 컴퓨터게임으로 만들어진 삼국지도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감중인 소설가 황석영씨도 옥중에서 삼국지연의를 번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험기 「한국은 없다」로 화제가 됐던 재중동포 작가 김재국씨도 중국 현지의 최신 자료들에 바탕한 삼국지 평역본을 국내 출판사에서 발간할 계획이다.
동양 3국에 공통된 현상이라지만 중국 일본보다 훨씬 그 열기가 더한 듯한 우리나라의 삼국지 열풍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 속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서기 184∼280년에 일어난 전란, 거기 등장하는 700여명의 인물들이 펼치는 생생한 드라마가 있는 인간학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더불어 세상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다. 박태원 김동리 박종화 정비석 등 쟁쟁한 문인들이 삼국지의 번역작업을 계속했던 것도 그들이 삼국지의 번역을 순수한 창작작업 이상으로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에서 출간된 각종 삼국지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뭐니 해도 이문열씨의 평역본(민음사간). 한글세대에 의한 최초의 가로쓰기 삼국지인 이문열 평역본은 지난해에만 98만부가 팔리는 등 88년 출간 이후 500만부 가까이 팔려나갔다. 박맹호 민음사 사장은 『삼국지야말로 우리, 특히 젊은이의 용기와 꿈을 키워주고 지혜를 깊게 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며 『삼국지는 「하나의 큰 문화」이다』라고 말했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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