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서 기타교본 출간 예정/한권의 책에 담은 기타와 함께한 20년서울 음악원 클래식 기타 교수 허병훈(47)씨가 쓴 기타 교본이 외국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그가 쓴 「클래식 기타 기교 훈련을 위한 매일 연습」은 연내 스페인, 미국 등지에서 출간을 앞두고 교섭이 진행중이다.
기타 교습서 하면 얼른 떠 오르는 것이 카르카시, 아구아도 또는 소르의 학습서. 이 기타의 바이블들은 나온 지 족히 100년은 됐다. 그런데도 카르카시 교본은 한국서 1년에 1만권 가까이 나가는 스테디셀러다. 개정도 증보도 없다. 신성불가침의 경전이 따로 없다. 항상 현대 기타곡을 연주회의 주요 레퍼토리로 내세워 온 허씨는 그 해괴한 답보 상태를 어느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때마다 열심히 기록해 나갔다.
그 교본은 왼손, 오른손의 수직·수평 운동, 둘의 독립·복합 운동 등 프로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한 실제적 지침들을 악보와 그림으로 설명한다. 이 책은 널리 쓰이는 카르카시 교본의 중급 정도 수준에서 병행 교재로 쓴다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타와 함께 한 20년 세월의 결산 보고서다.
실제 연주에 도움될 만한 교재에의 필요성은 딸 원경(22·서울대 음대4)에게 9살 때부터 기타를 가르치면서 피부로 절감하게 됐다. 딸에게는 그래서 기존 교본은 무시하고 자기 식으로만 가르쳤다. 딸은 지난해 캐나다 퀘벡 국제음악학교 서머스쿨에 참가했다. 그 때 들고 간 자신의 교재 필사본이 각국에서 모인 60명의 기타리스트에게서 이구동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허씨는 세계의 클래식 기타리스트들이 선망하는 스페인 왕립 음악원 기타과를 83년 수석 졸업, 진작부터 화제의 인물이었다. 당시 주위를 아무리 뒤져 봐도 새로운 테크닉 개발을 위한 실제 교습본은 찾아 볼 수 없었던 데서, 전문 교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는 것.
현대 기타곡을 우선해 온 그에게 80년대 이후 백병동, 마르틴 등 국내외 작곡가들은 신작을 즐겨 헌정해 오고 있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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