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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사로잡는 알파벳 브랜드/적은 글자수와 격음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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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사로잡는 알파벳 브랜드/적은 글자수와 격음 발음

입력
1997.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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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강도로 어필/최근엔 숫자브랜드도 인기「OMSK」 「ZED」 「ZOOK」 「EnC」 「ON&ON」 「VIKI」 「MOOK」 「N.O.M」 「NIX」. 알파벳으로 된 패션 브랜드명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젊은층을 겨냥한 브랜드들일수록 영문자 알파벳 이름이 많다. 단어로 된 브랜드명도 있지만 둘 이상의 단어에서 각 단어의 앞글자만 딴 이름도 있고 의미없이 단순히 알파벳만을 나열한 이름도 있다.

영자 브랜드명의 유행은 외국에서 시작되었다. 캘빈 클라인의 「CK」, 도나 카렌의 「DKNY」, 돌체&가바나의 「D&G」 등에서 볼 수 있듯 유명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이름 머릿자를 따서 캐주얼 브랜드명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패션 브랜드 중에 디자이너의 이름자를 취한 것은 없다.

검정색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MOOK」는 검정을 뜻하는 「묵」과 발음이 같은 알파벳을 택한 것이며 (주)태창의 내의브랜드 「O/X」는 『보는 사람이 여러가지 상상을 할 수 있도록』되어 있다. 영문자 O와 X로도, 맞고 틀림의 동그라미와 가위표로도, 또는 「오! X세대」로도 볼 수 있다.

브랜드명에 쓰이는 알파벳은 대체로 글자수가 적다. 3∼5자가 흔하다. 따라서 강한 느낌을 준다. 강한 인상을 주는 데는 발음도 한 몫 한다. 옴스크, 무크, 주크 등에서 보듯이 강한 격음으로 끝나는 이름이 많다. 오리콤 PR팀 김선향 대리는 『소비의 주역으로 등장한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이다.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려는 과거식의 이름은 속도감, 강도에서 뒤진다. 이름에서도 일단 튀어야 성공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의미없는 영문자 이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숫자를 사용한 이름도 적지 않다. 「96뉴욕」 「FO9」 「292513=스톰」 등이 이 같은 예. 「292513=스톰」은 『가격표에 바 코드를 부착하면서 숫자를 상표로 하면 독특해서 외우기 쉽고 재미있겠다는 데서 착안했다』고 한다.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리 없다.

알파벳으로된 브랜드 로고는 상품의 디자인요소로 중시되기도 한다. 특히 청소년 대상의 고가 스포츠웨어와 진 제품에서는 옷의 앞 뒤, 가방 등의 소품에 브랜드명이 커다랗게 들어간 것이 인기이다.

그러나 이런 영자 브랜드명은 자칫하면 엉뚱한 뜻을 지닌 단어가 될 위험도 있다. 브랜드 컨설팅회사 인터브랜드 코리아의 김성제 대표는 『해외에 진출할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브랜드명을 정할 것』을 권한다. 어느 나라에서는 좋지 못한 뜻의 단어와 발음이 비슷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 브랜드명을 지을 때는 글자나 단어의 발음이 가진 의미를 8개 외국어 정도 조사해보는 것이 국제적인 관행이라고 한다.<박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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