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간지 Die Zeit 1월10일자한국정부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동법을 개정한데는 일종의 경제적 위기감이 작용했다. 한국경제는 96년부터 성장률이 연 6%를 넘기기 힘들어지고 있으며 많은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문제를 겪고 있다. 반면 임금은 급격히 상승해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들은 급격히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일례로 대우는 베트남의 최대 투자기업으로 부상했고, 현대는 조선용 제강공장을 중국으로 옮겼으며, LG는 영국 웨일즈에 반도체 공장을 세웠다. 2005년까지 한국의 5대 대기업은 1,000억마르크(약 53조5,000억원) 상당을 해외에 투자할 예정인데 이는 아시아 신흥공업국으로는 최대규모다.
그러나 성장의 둔화는 다른 아시아의 호랑이들도 겪고 있는 문제다. 또 이들은 이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후발공업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따라서 호랑이들은 노동집약적 산업분야는 저임국가로 이전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생산에 주력해야 할 형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아시아의 호랑이들이 경쟁력을 계속 확보하려면 기업의 혁신과 함께 교육제도의 개혁,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환경오염문제의 해결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시장 개방도 눈앞의 과제인데 한국은 금융시장 개방일정을 최근 확정한 바 있다.
이런 과제들을 잘 극복해낼 경우 아시아의 호랑이들은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경제학자들도 호랑이들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도 서방선진국의 두배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 아시아지점장은 저축열기와 대규모 투자, 사회간접자본의 대대적 확충, 정부의 경제중심 정책에 힘입어 동아시아 지역이 앞으로도 계속 다른 지역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한 은행가는 호랑이들이 낮은 인플레를 바탕으로 재도약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패자도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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