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장 중시 ‘경제국무’ 시사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8일 상원의 첫 인준청문회에서 임기응변에도 뛰어난 「당찬 여장부」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그는 한반도정책과 관련, 기존의 정책기조와 비교해 뚜렷한 변화를 예고하는 단서는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아시아를 미국의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과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빌 데일리 상무장관지명자 등을 「아메리카 팀」이라고 지칭, 시장개방압력의 행사가 자신의 중요 업무임을 명백히 했다. 갈수록 안보국무장관에서 경제국무장관으로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를 확인시켰다.
이날 청문회는 아랍계 여성방청객이 굶주린 어린이가 그려진 포스터를 들고 미국의 대 이라크 제재조치 때문에 이라크의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항의, 소란이 일었다. 사회를 보던 제시 헬름스 외교위 위원장의 지시로 이 여성은 곧 밖으로 끌려나갔으나 다른 5명의 방청객이 같은 수법으로 시위를 계속했다.
이들이 다 쫓겨난 뒤 헬름스 위원장이 본래의 청문회주제로 돌아가려 하자 올브라이트 지명자는 항의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는 『이라크의 어린이들이 굶주리는 것은 미국 때문이 아니라 사담 후세인 대통령 탓』이라고 역공했다. 다른 참석자들이 당혹스럽게 여기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올브라이트는 자신의 견해를 차분하고 분명하게 밝히는 기회로 이날의 시위를 이용했다.
올브라이트는 북한의 핵동결을 강화하면서 남북한 대화를 적극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우리가 찾아냈다』며 『바로 그 때문에 핵동결을 중요한 성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잠수함사건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에 일부 진전이 이뤄졌으며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대와 관련, 이제는 동유럽에 대해 서유럽이 철의 장막을 걷어야 한다고 그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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