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출마하지 않았고 선거도 하지 않았지만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연임은 일찌감치 확정됐다. 대한체육회장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지난 연말 김운용 현 회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했기 때문이다.체육회장은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다. 종전에는 올림픽경기 단체장 7인의 추천을 받아 체육회장에 출마했었다.
93년 선거에서는 4명의 후보가 난립했고 이들이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숱한 잡음과 불협화음이 일어났다. 결국 3명은 막판에 사퇴하고 김운용 회장이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회장후보의 난립을 막는다」는 취지로 94년 5월 추천위원회를 만들었고 이번에 위원회는 설립취지에 걸맞는 진가(?)를 발휘했다. 특정후보의 입후보를 원천봉쇄할 수도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닌 위원회가 「단일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김운용 현회장을 단일후보로 추천한 것이다.
지난 연말 추천위원회의 존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김회장 주변에서는 허겁지겁 11명의 추천위원을 선정했고 곧바로 회장후보를 결정했다. 김회장의 연임은 아무런 소동없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추천위 규정은 이제라도 없어져야 한다. 김회장은 연임을 해도 충분할 정도의 연륜과 경력을 갖고 있다. 국제스포츠계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김회장이 경선이 두려워 독재시대 체육관 선거와 같은 비민주적 기구를 만들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회장에게 지나치게 충실한 주변의 참모진으로부터 나온 발상으로 믿고 싶다.
체육회장 선거의 주체는 46개 가맹 경기단체장이다. 많지도 않은 선거인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인사로 추천위를 구성하는 현 제도는 김회장에게 오히려 누가 된다는 것을 주변참모들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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