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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신한국당 고문(’97 대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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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신한국당 고문(’97 대선인물)

입력
199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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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출마 YS와 상의해 결정”/현 당헌·당규 아무 문제없어/낮은 지지율 국민에 참모습 알릴 기회 적은 탓/경제·안보 먼저 생각할때,거취 5∼6월쯤 표명□대담=조명구 차장

―정초에 좋은 꿈 꾸셨습니까.

『아무 꿈 안 꾸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있으니 꿈인들 꾸겠습니까. 나는 꿈을 잘 안 꿉니다. 헛된 잡념있는 사람들이 꿈을 많이 꾸게되죠(웃음)』

―김영삼 대통령이 후계자문제에 관해 개인적으로 얘기한 적이 있습니까.

『잘 아시다시피 김대통령은 그런 이야기 안하는 분 아닙니까』

―과거 후보결정과정에서 직계가족과 핵심참모들이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까.

『참모들 의견을 많이 듣겠죠. 그렇지만 사심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국민이 바라는 사람을 후보로 결정하리라 봅니다』

―여권의 대통령후보는 어떤 사람이 적임자라고 보십니까.

『첫째는 국가관과 역사관이 뚜렷해야 합니다. 강력한 추진력과 판단력,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또 인간의 그릇이 커야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다른 대권주자들보다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해왔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낮게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당내 여론조사는 제가 늘 상위권입니다. 그것은 의원들이 나의 모든 것을 다 알기 때문입니다. 30여년 정치과정에서 저의 참모습을 국민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참모로서 정치를 했지, 국민을 상대로 정치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두운 시절 민주화투쟁 과정에서는 흑백논리의 정치밖에 없었습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민은 아직 투쟁하던 최형우 이상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선시기와 경선규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 모두가 경제회복을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경제살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금은 대권논의를 할 시점이 아닙니다. 우리당에선 누가 후보가 되든 단합만 하면 이긴다고 확신합니다. 7∼8월에 전당대회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또 현행 당헌·당규는 특정후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김대통령도 이 규정을 통해 선출됐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6공때 민주계는 예측가능한 정치를 주장하며 현직대통령 임기 2년여를 앞두고 후보가시화를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그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그때는 모든 상황이 순리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정보기관과 경찰등이 타의에 의해서 움직였습니다. 예측가능한 정치는 정보정치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 없지 않습니까. 이번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의사에 따라 누구나 인정하는 공명정대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선출될 것입니다. 당시는 군사정권 대 문민정권의 대결이었지만 지금은 경제와 안보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최고문은 경선에 대비해 자금지원 등 당내 인사들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금은 무슨…. 선거때 도움을 준 것은 예의를 갖추기 위한 것이었지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후보경선에 반드시 나설 것입니까.

『제 입장은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습니까. 오랫동안의 인간관계도 있고…. 나는 대통령의 정치문하생 아닙니까.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선언을 하면 어떤 상황이라도, 누가 뭐라해도, 단 한표가 나오더라도 경선에 참여할 것입니다』

―공식적인 경선출마선언은 언제 하실 생각입니까.

『5, 6월쯤 참여여부를 밝히겠습니다』

―후보경선구도가 어떻게 되리라고 예상하십니까.

『최고의 미덕은 합의추대입니다. 합의가 안될 경우엔 어쩔 수 없이 투표를 해야죠』

―합의추대는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지하면 밀어야 한다는 뜻입니까.

『그런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대통령은 당의 총재입니다.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있지 않겠습니까』

―민주계 인사끼리 단일화는 불가능합니까.

『김덕룡 의원과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의원이 최고문을 밀 것이란 뜻입니까.

『서로 똑같은 얘기죠(웃음)』

―민주계 배제론이나 영남인사 배제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정치에서 가장 큰 악의 요소는 지역문제입니다. 계파나 지역배제는 지역간의 골을 더욱 깊게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논의는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고문은 후보경선에선 유리할 수도 있지만 본선(대선)에서는 당내의 다른 주자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실제 선거에선 무명인사도 집권여당의 후보가 되면 당선권에 진입하게 됩니다. 여권후보가 되면 국민지지도가 바로 올라갑니다. 여권후보가 되는 과정과 절차가 공명하고 당원들이 인정하면 국민지지도는 극과 극의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또 당내파와 입당파는 차이가 있습니다. 당내파가 국무총리를 하고 대통령후보를 했으면 지금과는 달라졌을 겁니다. 그런 기준을 가지고 이야기해선 안됩니다』

―대통령이 경선출마를 만류한다거나 끝내 경선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당을 떠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허허 웃으며) 저는 원칙이나 대의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한다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리라 봅니다. 정권을 잡아서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양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아닐 경우엔 새로운 사람을 천거할 수도 있겠지요』

―야권후보단일화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야권후보가 단일화하면 여당이 어렵다고 봅니까.

『옛날 야당할 때 야권후보단일화 협상테이블에 여러번 참여했지요. 참 어렵습니다. 권력분점이 상식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정책이나 지지기반도 서로 다르지 않습니까. 설사 야권이 단일화를 한다해도 신한국당후보가 정권재창출에 성공한다고 확신합니다』

―현 경제난을 풀어나갈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선 지가·노임·물류·세금·규제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통제경제·지시경제를 자유경제·시장경제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경제인들이 신바람을 낼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또 국민모두가 스스로 근검절약해야 합니다』

―올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평화창구가 점차 열리리라 봅니다. 그런만큼 주변강대국에 대한 외교도 철저히 전개해야 합니다. 남북관계는 일희일비해선 안됩니다. 꾸준히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현 정부의 개혁이 국민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봅니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기득권세력의 반발도 있었습니다. 자기 잘못을 남에게 돌리는 구태도 있습니다. 뚜렷한 이유없이 덩달아 비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은 개혁을 안 했으면, 안 했다고 비판했을 겁니다』<정리=홍희곤 기자>

◎최형우 캠프/민주산악회·‘21세기…’ 등 주축/의리·친화력 바탕 폭넓은 인맥

최형우 고문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의리와 동지애를 중시하는 성격에다 사람을 가리지 않는 타고난 친화력이 「사람 속의 최형우」를 있게 해 준다. 30여년간의 정치생활을 통해 엮어온 인간관계는 그래서 누구 못지않게 끈끈하다. 그의 인맥은 범최형우계로 분류되는 당내 의원그룹과 내무장관시절 인연을 맺은 관계인사들, 거대 사조직인 민주산악회와 원외 외곽조직인 중부권발전연구회 회원들, 전략캠프인 21세기 정보화전략연구소 멤버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원내에선 권철현 김광원 김기수 김기재 김동욱 김정수 김찬우 김충일 김호일 남평우 노기태 노승우 손학규 이강두 이강희 이재오 정형근 조진형 차수명 의원 등이 최고문과 가까운 사이다.

내무장관시절 시도지사를 지냈던 인사들과도 분기별로 모임을 갖는 등 지속적 관계를 맺고있다. 이효계 토지공사 사장 조해녕 전 총무처장관 이영래 산림청장 염홍철 공항관리공단 이사장 임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 심우영 청와대행정수석 김혁규 경남지사 주병덕 충북지사 조남조 언론연구원장 조규하 과학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그들이다.

정치적 관계는 아니지만 그가 수시로 자문을 구하는 학계인사로는 서울대 안병직 한양대 권오훈 고려대 이만우 교수와 박재규 경남대총장 등이 있다.

92년 대선뒤 공식해체된 민주산악회와 중부권발전연구회는 그의 잠재적 지원세력이다. 최고문이 회장이었던 민주산악회는 당시 수석부회장 황명수 전 의원과 박태권 전 본부장이 조직재건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민주산악회 회원수는 줄잡아 150만명에 이른다. 송천영 전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중부권발전연구회는 38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이 참여하고 있다.

핵심참모들이 모인 21세기 정보화전략연구소에는 한국일보 논설위원출신인 황소웅 소장을 중심으로 전규삼 이기명 안경률 특보 최영오 보좌관 정웅교 윤성로 최철규 유영백 이철희 신금식 이제학 오경훈 비서관이 포진해있다.

◎대선 포인트/김심·민심 획득 큰 고비 넘을까

김영삼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차기 대권후보의 최우선 덕목으로 추진력을 꼽은데 대해 가장 반색을 한 진영은 최고문측이다. 최고문 스스로 추진력을 자신의 가장 큰 특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추진력에는 저돌적이거나 투쟁적 이미지가 따라붙고있어 대중성 확보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인정과 의리, 결단과 용기 등 인성평가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고있다. 조직과 인맥이라는 현실정치면에서도 그는 비교우위에 있다.

하지만 「인간 최형우」와 「정치인 최형우」를 말할 때는 평가의 강도가 다르다. 그에겐 정치지도자로 자리매김되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고문이 30여년간 정치에 몸담아 왔지만 대중정치인으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고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그는 나름대로 오랫동안 수많은 당내인사들을 관리해왔기때문에 경선에 참여하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게 당내의 분석이다. 그러나 본선(대선)에서의 당선가능성면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따라서 당심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그가 민심과 김심을 잡기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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