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도 입장료 따로내고 매점식당만 이용하라니겨울만 되면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준호를 들뜨게 하고 방학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눈썰매이다. 3살때부터 겨울이면 눈썰매장을 찾아 온 준호는 겨울방학을 하자마자 어서 가자고 성화였다. 눈썰매장은 우리 부부도 좋아하는 놀이터이다. 어렸을 적 생각도 나고 아이가 노는 것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주 어린 아이도 부모가 안고 타면 스킨십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 이 순간만은 누구나 부모와 아이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
준호가 어릴 때만 해도 눈썰매장을 가려면 멀리 나서야 했는데 지금은 여러 곳에 눈썰매장이 들어섰다.
올해 고른 곳은 서울 가까이에 있는 놀이공원의 눈썰매장이었다. 준호가 놀이기구도 함께 타길 원했기 때문이다.
눈썰매장에 도착하니 우리 부부도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기분이 좋아 들뜬 모양이었다.
그러나 눈썰매장의 운영방침은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었다. 놀이공원 입장료(2,000∼3,500원)와 눈썰매장 입장료(4,000원)를, 눈썰매를 타건 안 타건간에 누구나 한꺼번에 내야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준호가 커서 우리는 그저 지켜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무조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라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눈썰매를 전혀 타지 않을 것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되는 걸 보았다.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스러워서 동행하는 것 뿐인데 말이다.
더욱 짜증스러운 것은 눈썰매장 안의 매점식당만 이용해야한다는 사실이었다. 이곳은 음식값도 놀이공원보다 더 비싼데 나갔다 들어오려면 다시 입장료를 내야 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해야 했다. 손도장을 찍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도 있을텐데. 작년에 갔던 온천지구의 눈썰매장도 들어가려면 무조건 입장료를 내라고 해서 언짢았다. 타지도 않으면서 내는 돈도 아깝지만 지켜보기만 한다는 사람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하는 우리 사회분위기가 더 속상하다.<김지희 34·서울 서초구 반포동>김지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