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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신한국당 고문(’97 대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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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신한국당 고문(’97 대선인물)

입력
1997.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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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후보 안되면 시대운명 여길 것”/평행선 지지율이 거품이라뇨/신한국당 아직 손님심정,대의원들 판단 믿어/‘기업·국민 설득’ 발로뛰는 경제관료 볼 수 없어□대담=조명구 차장

―신한국당 대통령후보는 어떤 사람이 적임자라고 생각합니까.

『우선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최소비용으로 가난하고 감동적인 선거를 치러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국정현안의 중심에 서서 국민을 설득하면서 역동적으로 집무할 수 있도록 조금은 젊어야 합니다. 내가 한글세대 책임론을 제기한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입니다. 현재 각계에서 중심세력이 한글세대로 이동하고있으나 정계만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경선시기는 언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까.

『내 욕심대로라면 모든 대의원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이해시키는 시간을 가진 뒤 전당대회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전략상 야당보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9∼10월은 너무 늦습니다』

―현행 경선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요.

『고쳐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법률가적 소견으로 볼 때 경선규정은 문리적으로 흠결이 있습니다. 8개시도에서 각각 대의원 50명이상의 추천을 받도록 함으로써 극단적으로 한 후보만 등록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구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봅니까.

『지금은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앞으로 누군가 정식으로 경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실상 경선도전을 선언하고 뛰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도 당총재로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본선에서 이겨야 하기때문에 국민의 눈에 어색하고 이질감을 주는 당내 의사결정과정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민심의 대세를 거스르지 않고 그것에 맞춰 역동적으로 결정해 온 분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습니다』

―당내 대선주자가 점차 압축될텐데 누가 가장 힘겨운 상대라고 생각합니까.

『나는 사실 탄탄한 조직이 있는 신한국당에 입당해 아직도 손님의 심정입니다. 당을 위해 의원직을 포기했고 지구당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실제로 대의원들을 접촉해 왔지만 나는 지난해까지는 적어도 의원·지구당위원장들을 의도적으로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거명되는 분들 모두가 나에게 벅찰 수 밖에 없습니다』

―당내 지기기반이 매우 취약한데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습니까.

『언론이 당원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완전경선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이와 정반대로 합종연횡을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신한국당 대의원들을 신뢰합니다. 그들은 완전경선의 대의에 어긋나게 친소관계에 따라 투표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 점에서 시간이 충분하다고 보고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박고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서울시장선거에서 낙선한 경험을 들어 「거품인기」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나는 서울시장 선거나 지금이나 지지도에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지 못했을 뿐입니다. 서울시장선거에서 DJ(김대중 총재)와 JP(김종필 총재)연합세력과 민자당 사이에서 홀로 중앙돌파를 시도, 자금·조직의 열세에다 무차별 인신공격의 악조건속에서도 34%가량을 득표했습니다. 이를 거품인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당내일각에서 제기된 「민주계 배제론」에 대한 견해는.

『경선 전당대회는 우리당이 신한국적 체질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합니다. 우리당에 계보의 잔영은 있으나 고착된 질서개념의 계보는 없습니다. 특정계보를 배제하고서는 전당대회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번 여당의 대선후보는 30여년간 집권해 온 영남지역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비영남인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는 고향이 부산이지만 서울 서초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수도권 정치인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결과가 나빴다면 수도권위원장이었던 내가 책임을 졌을 것입니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것이 무슨 흠결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도자의 품성과 리더십을 출신지역으로 재단해서는 안됩니다』

―당내일부인사들은 박고문이 여러 정파를 옮겨 다닌 점과 인기위주의 행보를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는데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런 얘기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87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며 삭발한데서 비롯됐습니다. 야권에서 양김씨가 전부였던 시대에 독불장군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부산동의대사건과 관련, 여야가 화염병방지특별법을 만들 때 혼자 항의했는데 그때도 모두 「너만 잘 났냐」하는 식으로 반응했을 겁니다. 나는 소수파였지만 원칙과 소신에 따라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경선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탈당해 독자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래도 안된다면 이 시대운명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국민이 안받아 들인 것으로 생각해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올 대선에서 경제문제가 최대이슈가 될텐데 경제난 묘책이 있습니까.

『연말 외채는 1,000억달러, 경상수지 적자는 23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고비용·저효율구조를 타파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원유 및 음식물 수입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정부가 좀더 긴장하고 기업·국민을 설득시켜야 합니다. 과거 장기영·김학렬 전 경제부총리, 이낙선 전 상공장관처럼 발벗고 나서서 책임지는 고위경제관료들을 요즘에 볼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대선에서 야권단일화보다 더 결정적 변수가 되는 것은 경제문제입니다. 오는 12월18일 유권자들은 정부·여당이 경제난을 어떻게 추스려 왔는지를 보고 투표할 것입니다(목소리를 높이며 경제학 강의하듯 10여분이상 경제문제 언급)』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한 전망은. 그리고 여권은 야권단일화에 대비해 대선후보를 결정해야 할까요.

『가능성이 꽤 있으나 김대중·김종필 총재의 성향이 이질적이어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여당은 야당이 힘을 최대로 축적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후보를 선정해야 합니다. 선거란 최악의 상황을 전제하고 준비하는 것이니까요』

―문민정부의 개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김대통령은 계엄통치, 고문수사, 언론탄압 등 권위주의 정치를 청산했으며 정치자금 한푼 받지않고 지자제도 실시했습니다. 이같은 문민정부의 틀은 소중한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합니다. 국민은 이제 여기에 담는 내용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고 정책대결을 통해 실천적 성과를 쌓아야 이 틀이 돋보일 것입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사면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선 대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사면권도 무제한의 권한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면권은 국민의 합의와 역사진행에 맞춰 행사돼야 합니다』<정리=김광덕 기자>

◎박찬종 캠프/기획단­정책 우당회­후원 맡아/30대 참모진·교수단도 큰 역할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의 방배동 자택에는 중소기업인, 전현직 참모, 사무처당직자 등 수백명의 세배객들이 몰려 들었다. 87년 통일민주당을 탈당한 뒤 지난해 신한국당에 입당하기전까지 「필마단기」생활을 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면서 그의 캠프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박응칠 전 KBS해설위원, 박천식 변호사, 박몽계 전 부산경제 편집국장, 한봉철 전 산업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을 특보단으로 영입했다.

박고문은 중요한 순간마다 「기획단」으로 불리는 외곽의 핵심브레인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 임종철·이상면 서울대 교수, 김동일 이화여대 교수, 황석하 미래경영연구소장, 홍유진 심리드라마연구소장, 이충범 변호사 등이 그들이다. 특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이변호사는 각계인사를 만나 박고문 지지를 유도하는 한편 정책지원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 파워」로 불리는 30대 참모진들이 대거포진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대 법대출신의 조해진 공보실장과 광고기획사 출신의 이승근 기획정책실장 등 10여명의 젊은이들이 공보와 정책분야 일을 돕고 있다. 이밖에 박고문을 25년간 보좌해온 홍순오씨 등 4명으로 구성된 조직팀을 비롯, 수행팀과 행정팀이 있다. 신정당대변인을 지낸 김동주 보좌역과 연극인 강만희씨도 박고문의 핵심측근이다.

그러나 당내기반은 아직까지 취약한 편이다. 서훈 의원, 안상수 인천 계양·강화갑위원장 등은 공개적으로 그를 돕고 있다. 경남중 동문인 유흥수 김기춘 의원 등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박고문의 사조직인 우당회는 그의 캠프를 외곽에서 지원하는 후원조직이다. 이와 별도로 박고문을 직·간접적으로 돕는 인사로는 송상현 서울법대 학장, 박홍 서강대 총장, 박상희 중소기협중앙회장, 김정원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양건 한양대 교수, 서태식 삼일회계법인 대표,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등이 있다.

경제·환경 등 각 분야 교수 80명으로 구성된 자문교수단인 「한국포럼」과 4개의 스터디그룹으로 구성된 「정책연구단」도 빼놓을 수 없는 지원조직이다.

◎대선 포인트/민심인기로 김심·당심 잡을까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의 최고 자산은 뭐니뭐니해도 높은 대중인기이다.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결과 지지도나 당선가능성 등에서 여권의 대선예비주자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까지 대중지지도에서 자신과 시소게임을 벌이던 이회창 고문을 앞지른 것은 그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고문측은 그의 대중인기가 상대적으로 젊고 깨끗한 이미지, 대선 및 서울시장선거 출마경험 등에서 쌓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취약한 당내기반은 최대약점이다. 경선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소속의원 및 원외지구당위원장·대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입당파인데다 현역의원도 아니어서 그동안 대의원 접촉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더욱이 그의 잦은 정치적 변신, 인기위주의 행보 등에 따른 「독불장군」이미지가 당심(당내기반)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고문측은 『앞으로 원내외위원장들과 본격적으로 접촉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박고문은 높은 대중인기에다 당심과 김심을 어떻게 잡느냐가 예선과 본선진출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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