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사보고서미국 은행산업은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8일 「최근 미국 은행산업의 경쟁력 회복요인」이라는 조사보고서에서 지난 85년 0.70%에 불과하던 미국은행들의 총자산수익률이 10년후인 95년에는 1.17%로 개선됐으며 자본수익률도 같은 기간중 11.08%에서 14.68%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처럼 미국의 은행들이 짧은 기간에 획기적인 경영개선효과를 거둔 것은 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즉 80년대 들어 미정부의 전면적인 금융자유화로 금융기관간 경쟁이 격화하자 은행들이 경영효율화 및 경쟁력강화를 위해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추진한 것이 강력한 은행산업의 비결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85년에 3백36건에 불과하던 은행간 합병건수가 90년에 3백93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92년 4백28건 ▲93년 4백81건 ▲94년 5백49건 ▲95년 6백8건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케미컬은행의 경우 91년에 매뉴팩처스 하노버은행을 인수한뒤 뉴욕시에서만도 80개의 지점을 폐쇄하고 나머지 점포를 대형화했다.
이어 작년에는 체이스맨해튼은행과 합병해 은행명을 체이스맨해튼은행으로 통일하면서 미국내 최대은행으로 부상했다.
합병으로 규모의 대형화를 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원감축, 점포 통폐합, 수익성이 낮은 자회사 및 보유부동산 매각 등 군살을 빼는 구조조정에 과감히 나선 것도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됐다.
한국에서도 소매금융으로 성공을 거둔 시티은행은 미국내에서만 91∼92년중 1만4천명의 종업원을 감축하는 등 감량경영을 통해 연간 15억달러의 경비를 절감했다.
체이스맨해튼은행도 케미컬은행과 합치면서 1만2천명을 감원하고 1백여개의 점포 문을 닫았다.
이밖에 부실채권을 조속히 정리하고 신규 부실채권 방지를 위한 노력을 백방으로 기울인 것도 90년대 들어 미국 은행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은행들이 합병을 통한 대형화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함으로써 전체 금융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투자재원 조달이 원활해지는 등 미국경제가 물가안정하에서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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