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불법헌금 공방 거세질듯뉴트 깅그리치 미 하원의장이 민주당의 집중포화를 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7일 의장에 재선됐다. 이 사건은 앞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깅그리치 의장간의 한판승부가 어느정도 치열해 질 것인가를 말해주는 서곡에 불과하다. 깅그리치 의장은 공화당출신으로는 68년만에 연임하는데 성공했으나 윤리위원회의 최종징계가 마무리되는 21일까지는 여전히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할 형편이다.
아울러 징계가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견책」정도로 가볍게 결론나더라도 민주당으로부터 여전히 「정직성에 흠집난 의장」인만큼 사임해야 한다는 정치공세를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법무부나 국세청의 탈세혐의 조사를 주장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정치공세는 공격이 곧 최선의 방어라는 맥락에서 보면 쉽게 이해된다. 최대목표는 밥 돌 대통령후보의 정계은퇴 이후 혼자서 공화당을 장악하고 있는 깅그리치 의장을 현재의 자리에서 추방, 공화당을 지도력공백 상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치공세는 또 깅그리치 의장을 추방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부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공화당의 공격력을 약화시켜놔야지만 대선과정에서 불법정치헌금 파문으로 얻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공화당측도 상대방의 이같은 속셈을 읽고는 깅그리치 의장의 거취를 놓고 분열됐던 초기의 모습에서 탈피했다. 최근에는 당내 반대파들조차 그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당내 결속은 오히려 강화했다. 행정부를 장악한 민주당과 의회를 지배하는 공화당이 서로 단합, 자신들의 보스를 보호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윤리위원회의 최종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깅그리치 의장이 살아남는다면 다음 차례엔 클린턴 대통령이 도마위에 오르게 된다. 이미 상원은 7일 클린턴 대통령과 민주당의 불법 정치헌금파문에 대한 조사에 공식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맡을 프레드 톰슨 정부위원장은 조사팀장으로 마이클 매디건 변호사를 임명했다. 그는 과거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워터게이트 조사위원회 조사관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정치헌금 파문에 대한 조사는 최소 수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등을 거치면서 사태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이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깅그리치 의장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가능성도 크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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