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정국 돌파 해결사역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스캔들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든든한 법률 해결사를 구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몰고 왔던 워터게이트 특별검사 출신의 찰스 러프(56)를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7일 임명했다.
클린턴의 법률고문 임명은 이번이 5번째. 그만큼 클린턴의 각종 스캔들에 얽힌 송사와 법률문제가 엄청나 부임하는 법률 고문마다 1년 이상을 견디기가 힘들었다는 의미다. 잭 퀸 전임 고문도 『백악관 급여가 적어 생활이 안된다』는 표면적 사임 이유에도 불구, 스캔들 뒤치다꺼리에 지쳐 그만뒀다는 후문.
하지만 어릴적 앓은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휠체어에 의탁한 러프만큼은 전임고문들과 다를 것으로 주변에서는 전망한다. 노련한 정치 감각과 투지를 겸비한 「워싱턴 최고의 정치 법률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유력 법률회사인 「커빙턴&버링」의 특급 변호사로 일할 당시 그가 정치 생명을 연장시킨 정치인들은 부지 기수다. 한때 부패 혐의에 연루됐던 찰스 롭 상원의원과 아이라 매거지너 전 백악관 보좌관도 러프의 도움으로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났다. 때문에 90년 초반까지 워싱턴에서 가장 많은 정치인의 법률자문역을 맡은 변호사로 명성을 날렸다.
그에 대한 클린턴의 기대도 클 수 밖에 없다. 당장 폴라 존스 성희롱 사건을 비롯 민주당 불법헌금, 화이트워터 등 연이은 스캔들과 관련한 재판 등에 임해야 하는 클린턴 대통령으로선 러프의 수완에 정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75∼77년 워터게이트의 마지막 특별검사로 일했던 러프는 카터 행정부시절인 79년부터 4년간 법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이후 민간 법률 회사에서 연봉 50만달러를 받는 특급 변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6월부터 워싱턴 DC 시법률위원회 위원장에 취임, 휘하에 350명의 변호사를 거느렸다. 클린턴 1기 정권 초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가정부의 세금미납 사실이 드러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클린턴이 스캔들의 「지뢰밭」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 지 여부는 이제 러프의 양 어깨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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