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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거장 리게티 본격 조명/98년까지 기념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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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거장 리게티 본격 조명/98년까지 기념공연

입력
1997.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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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전곡 음반 제작현대음악의 거장 죄르지 리게티(73)를 조명하는 기념공연이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그의 작품 전곡이 음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기념공연은 지난해 12월5일 에사 페카 살로넨이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공연을 시작으로 리게티의 75세 생일인 98년 5월28일 도쿄 공연까지 18개월간 계속된다.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 브레멘, 암스테르담, 아테네, 브뤼셀, 시카고, 프랑크푸르트, 샌 프란시스코, 도쿄, 바르셀로나 등 세계 14개 도시가 여기에 참가한다. 음반전집은 소니클래시컬이 만든다. 지난달 성악, 합창, 현악4중주와 이중주, 피아노음악의 4종이 나온 데 이어 98년까지 총 12종 13장의 CD로 완성될 예정이다. 이같은 방대한 작업을 리게티 자신이 에사 페카 살로넨과 함께 음악감독이 되어 진행한다는 점에서 특히 의의가 있다.

리게티는 20세기 음악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존경받는 작곡가의 한 사람이다.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에서 헝가리인 부모 밑에 태어나 헝가리 공산정권 아래 살다가 56년 망명,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했다.

리게티는 리게티일 뿐 어느 악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의 음악은 음을 아주잘게 쪼갠 다음 겹겹이 포개어 빽빽이 움직이는, 이른바 「미크로폴리포니」기법이 특징이다. 그 결과 음은 캔버스에 물감을 뭉갠 듯 귀로는 일일이 분간할 수 없는 「소리덩어리」가 된다. 이 기법은 쇤베르크 이후 베베른까지 현대음악을 지배한 12음렬기법이 벽에 부딪쳤을 때 그 대안으로 등장,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늘 제3의 길을 걸어왔다. 「새로운 경계와 영역」을 찾아나서는 실험을 거듭하되 전통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음악은 귀에 낯설지 않고 대중적 호소력도 지니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아방가르드가 「반동」으로 지목하는 이유이지만 그 자신은 아방가르드나 복고주의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개인적 표현을 추구할 따름이다. 최근에는 미크로폴리포니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 선율과 리듬이 좀 더 투명하게 드러나는 음악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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