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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모든 분야 혁신을/조순 서울시장(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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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모든 분야 혁신을/조순 서울시장(아침을 열며)

입력
1997.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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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숨가쁜 연말이었다. 서울시로서는 글자 그대로 격동의 몇주일을 겪었다. 부시장이 모두 경질되었고 큰 폭의 인사가 이루어졌다. 30일에는 지하철 5호선 개통이라는 국가적인 경사가 있었다. 김포공항 여의도 및 도심을 관통하는 전장 52㎞의 이 노선은 서울 지하철의 척추를 이룬다. 5호선의 개통으로 서울은 이제 본격적인 지하철시대를 맞게 됐다.31일 밤 11시 당산철교의 철거가 시작되었다. 이 위험한 다리 위로 전동차가 시속 30㎞로 속도를 줄인채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일은 이제 없게 되었다. 그처럼 우려했던 교통대란도 생각보다는 덜했다. 그만큼 시민의식이 성숙한 것이다. 법안의 기습통과에 따른 지하철 파업은 공사와 노조의 슬기로운 타협으로 진정되었다. 이것 또한 희소식이었다.

새해에는 무엇을 바라는가. <애군희도태, 위국원년풍-임금을 사랑하니 도가 태평할 것을 바라고, 나라를 위해 풍년이 들기를 원한다> 언제 어디선가 충정공 민영환이 이 시구를 쓴 휘호를 본 기억이 난다. 새해 아침 나의 바람도 이것과 비슷하다. 시민생활이 바르고 사고없이, 그리고 경제가 풍족하기를 바랄 뿐이다.

서울시를 복마전이라고들 하지만, 복마전이야 어디 서울시 뿐이겠는가. 닫힌 사회에는 어딜가나 복마전이 많다. 다른 복마전에는 사건이 쉽게 터지지 않는데 비해, 서울시에서는 잘 터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서울시는 이점에서 복마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뢰밭에 가깝다. 언제 어디에서 지뢰가 터질지 모른다.

작년 한해동안 서울 시정은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 시정 운영 3개년 계획에 따른, 안전 교통 환경 복지 등에 관한 정책의 수행은 시행착오가 있기는 했으나, 모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형사고를 방지한 안전대책, 혼잡통행료의 징수를 포함하는 교통수요 관리정책, 공원녹지 확충정책, 노인 장애인 청소년 여성에 대한 복지정책 등은 모두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새해에는 이러한 정책을 더욱 심도있게,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시민의 생활 주변에 많은 녹지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노약자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며, 서울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자 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교통수요 관리정책을 써서 교통질서를 향상시킬 것이다. 이점에 관해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중앙정부의 지원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시 공무원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다. 부정과 부조리의 소지를 제거하고 무사안일한 근무자세를 고쳐야 한다. 적극적,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공무원상을 확립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작년 7월, 지방자치 1주년에 즈음하여 서울시는 자치제도의 틀에 관하여 백서를 발간한 바 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그 백서의 내용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지금 우리나라는 일찍이 없던 난국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 행정 정치 사회 국제관계 등의 모든 분야에 걸쳐, 개발연대의 낡은 사고와 방식이 그대로 잔존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외 폭넓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의 활동 각분야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새해에는 모든 분야에 걸쳐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시대의 풍향은 특히 사회 지도층의 발상과 행동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과감히 과거의 관례를 탈피하지 않고는 이 나라는 발전할 수 없다. 국정과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대전환을 이룩하여야 한다. 동시에 지방자치에 관한 제도적인 개선도 획기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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