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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경쟁력 회복 구조적 개혁뿐/유재헌(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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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경쟁력 회복 구조적 개혁뿐/유재헌(특별기고)

입력
1997.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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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상적자가 230억달러를 넘어서 적자규모가 전년의 2.5배에 이를 만큼 우리경제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상적자의 최대원인은 수입증가보다는 수출부진에 있다. 95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수출증가율이 무려 32.8%에 달한 반면 지난해 같은기간의 수출증가율은 4.1%에 그친 점을 보면 수출부진을 실감할 수 있다.수출부진은 일부제품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지난 한해동안 반도체 등 일부 주력상품이 가격하락으로 수출부진을 보였으나 비주력품목까지 수출이 안될 정도로 수출환경이 나쁘지는 않았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세계경제상황도 비교적 좋았기 때문에 수출신장률이 전년수준을 유지했어야 정상이다.

외부환경과는 관계없이 그동안 감춰졌던 우리 산업경쟁력의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수출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93년 전후로 나타나기 시작한 구조적인 문제점의 실상이 드러난 것이다.

수출경쟁력회복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그 대상은 한 둘이 아니다. 우선 고비용·저효율구조를 개선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나라의 임금 생산성 금리 지대 등이 경쟁국보다 높다는 점을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고비용·저효율구조의 개선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제주체들의 희생이 요구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품질에 기초한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화급한 과제다. 82년부터 95년까지의 우리나라 수출은 연평균 14.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물량기준으로 계산하면 성장률이 11.9%인 반면, 가격으로는 2.2% 늘어난데 불과하다. 품질이 우수한 고가제품보다는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화에 실패한 것이다. 이같은 저가공세로는 개도국들이 낮은 임금을 무기로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요즘은 취약성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수출품을 개량하거나 신제품으로 교체하지 않고는 해외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 기술개발을 통해 기존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거나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수출경쟁력회복을 위한 왕도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출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수출선다변화도 중요하지만 선진국시장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특히 세계각국 수출품의 시험무대인 미국시장에 대한 일정 정도의 수출비중을 유지해야만 고정수익을 올릴 수 있고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데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90년 30%에서 95년과 96년에는 각각 19%와 17%로 떨어져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일본처럼 통상마찰때문에 수출을 자제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미국에서 팔릴만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 수출경쟁력의 상실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현대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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