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강 소나무 다시 살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강 소나무 다시 살린다

입력
1997.01.07 00:00
0 0

◎한민족 정기 유일한 토종… 일제이래 무분별 벌목/군락지 경북내륙 29.26㎢ 생태계보전구역 곧 지정한민족 기상의 상징인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형성, 자생하는 경북 내륙지역이 자연생태보전구역으로 지정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경북일대에서 정밀조사를 벌여 금강소나무가 집단 자생하고 있는 울진 봉화 청송 영덕군 등 29.26㎢를 이르면 올 상반기중 보전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금강소나무는 남한지역에 자생하는 6종의 소나무 중 유일한 우리나라 「토종」이다. 곧게 하늘로 뻗어 강송이라고도 불리는 금강소나무는 목재의 재질이 치밀하고 균열이 생기지 않아 최고의 목재로 꼽혔다. 조선시대때는 일반인들이 벌목할 수 없도록 금송림으로 지정, 주요 건축물이나 선박건조용으로만 사용했다. 55년 영동선이 개통되면서 경북과 강원남부에서 베어 낸 금강소나무들이 봉화군의 춘양역을 통해 반출되면서 「춘양목」으로도 불린다.

습기와 각종 병충해에도 강해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으나 일제시대부터 무분별한 벌목과 화전으로 지금은 태백산맥과 경북 북부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이경재 교수는 『양질의 금강소나무를 마구잡이로 벌목, 우리나라 소나무의 유전자 형질이 퇴보해 현재 야산에는 구불구불한 소나무만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와 불영계곡 23.14㎢에는 둘레가 1m, 키가 35m 넘는 200∼500년 금강소나무가 빽빽히 자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소광리일대는 조선시대의 입산금지 표시인 「황장봉계」표석이 94년 발견돼 오래 전부터 이 지역을 보호해 온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생지역에 번식력이 강한 다른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어 보호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봉화군의 경우 떡갈나무, 영덕 청송 울진군은 신갈나무가 확산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대 조경학과 김용식 교수는 『금강소나무가 우점종이기는 하지만 보다 생존력이 강한 참나무류와 낙엽송을 제거하지 않으면 금강소나무가 자연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환경부 자연생태과 김원민 과장은 『경북 북부지역은 자연경관이 뛰어나 지자체의 개발욕구가 큰 곳』이라며 『우선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자연생태보전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장기적으로 소나무의 유전자 형질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덕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