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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대만 방문’ 양안 관계 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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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대만 방문’ 양안 관계 또 긴장

입력
1997.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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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정초부터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을 둘러싸고 중국과 미묘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대만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연말께 초청하겠다는 한 종교단체의 요청을 승인했다」는 중국 시보의 5일 보도가 발단이 됐다.중국은 대만이 그를 초청할 경우 양안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이미 수차례 경고한 상태. 때문에 대만측은 장 샤오옌(장효엄) 외교부장과 린펑정(림풍정) 내정부장 등 고위관리들이 4일 고심끝에 이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자처해온 대만은 그간 티베트와 몽고가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망명 티베트 정부를 이끌어온 달라이 라마의 초청을 불허해 왔다.

대만정부가 그런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하게 된 데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계산을 한 결과, 실보다 득이 압도적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우선 「중국정부에 저항해온 10여만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라는 점에서 달라이 라마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대만은 「독립」이라는 용어조차 함부로 입에 담기 힘든 상황이지만 달라이 라마는 세계를 무대로 중국에 맞서 당당히 비폭력 독립운동을 전개해 온 「거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방문 허용은 올해 중국의 홍콩 귀속으로 심화할 국제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대만 외교의 「몸부림」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만 입법원 일각에선 그간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해온 티베트 등 소수 민족세력과 대만이 대중국 연합전선을 모색하자는 논의가 제기된 것도 사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을 감안할때 대만이 달라이 라마에 섣불리 이같은 「카드」를 제시할 지는 의문이다.

대만은 이미 지난해 그를 초청하려다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두차례나 중도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중국을 의식, 민간 종교단체의 초청형식을 취했을 뿐 사실상 정부측 초청이라 봐도 무방하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달라이 라마도 대만 방문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방국가들을 차례로 방문, 연쇄적인 외교파문을 일으킨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이 공식화할 경우 양안 긴장의 파고는 또한번 거세게 일 것으로 전망된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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