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렛 일부터 기획까지/“독창성이 가장 큰 매력”세계가 좁아지면서 국제회의 대행사라는 직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김경옥(40·코밴 인터내셔널 대표이사)씨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회의의 운영을 도맡아 외국과 우리나라를 이어주는 국제회의 대행사이다. 한국관광공사 국제회의 운영부에 등록된 국제회의대행업체는 23개. 김씨는 이 가운데 두 명뿐인 여성대표 중 하나이다.
김씨는 수도여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81년 당시 유일한 국제회의대행사였던 「브릿지」사의 통역으로 입문했다. 일이 손에 익어갈 83년쯤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영세기업이라 월급이 제때 안나오고 고객들이 심부름 센터 직원 부리듯이 함부로 대하는 태도가 참기 어려웠다』는 김씨는 이 때문에 84년, 88년 복직과 사직을 거듭했다. 결국 90년에 아예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국제회의가 자주 열리는 외국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망은 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창업 이래 김씨가 맡은 국제회의는 15개. 지난 93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정형외과학술대회」, 96년 「아시아 태평양 골수이식 학술대회」 등 의료관계행사가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 김씨는 98년에 열리는 「제9차 세계의료정보학술대회」를 서울로 유치한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94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세계의료정보학회에서 영국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투표로 따냈기 때문이다.
국제회의를 대행하면 대행업체가 받는 용역비는 대회예산의 10%. 편지부치기 청소같은 허드렛 일에서 회의 전체를 기획하는 일까지 모두 맡아야 한다. 『그만큼 독창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씨가 말하는 이 일의 매력. 통역사 자격증이나 관련대학원 졸업자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도 장점 이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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