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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대표부 구본영 초대대사(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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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대표부 구본영 초대대사(한국인터뷰)

입력
1997.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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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를 세계화 전초기지로”/선진국 대열 들어서려면 무한경쟁 불가피/어려운 경제상황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규제개혁 등 정부 생산성 높이기 우선 과제로우리나라가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본영(50) 초대대사가 8일 프랑스 파리대표부에 부임한다. 지난해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OECD 가입을 주도한 그는 정통 경제학자에서 경제관료를 거쳐 이제 외교관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7개 정부부처에 직·간접으로 몸을 담아와 경제행정통으로 불리는 구대사는 OECD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지고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OECD대사로서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대열에 진입하는데 산파역할을 하겠다는 구대사를 만나 업무계획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대담:이백만 차장<경제과학부>

-OECD 초대대사로 부임하게 되신걸 축하드립니다. 소감은.

『OECD에 대해 국민들이 지나치게 기대를 하고 있어 부담이 매우 큽니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자리만큼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로서는 새로운 출발이라서 해야할 일이 매우 많을 것입니다. 업무가 지금까지 해오던 분야의 일이어서 최선을 다한다면 큰 난관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OECD는 어떤 기구인지요. 국제기구로서의 위상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OECD는 경제·산업뿐 아니라 과학기술 교육 환경 노동 등 안보를 제외한 모든 분야를 망라한 24개 위원회가 있고 1년에 400여차례 회의가 열립니다. 61년 창설된 이래 수많은 논의를 통해 명실상부한 세계경제질서 형성의 주도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토론을 거쳐 제시한 기본방향은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규범을 정하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따라서 세계경제질서 재편과정에 수동적 추종자가 되기보다 적극 참여해 주도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옛 경제기획원을 합쳐놓은 듯한 기구입니다. 이를 위한 기초연구는 사무국에서 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돼있습니다. 최근에는 부패라운드와 규제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OECD의 특징은 협상이 아니라 협의를 하는 기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연예산 2억7,000만달러중 25%씩 분담하는 미국과 일본이 정책지향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을 다루는 기구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OECD 가입후 외국의 개방요구가 많아졌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너무 지나칠 정도로 강경하게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OECD는 한마디로 신사클럽입니다. 규범을 어기면 제재를 가하는 세계무역기구(WTO)와는 성격상으로 확연히 틀립니다. 따라서 회원국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사도 입니다. 지키자고 약속했으면 규범을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가입후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은 다른 범주에 속합니다. OECD회원국으로서 회원국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우리로서는 OECD 가입이 어려운 경제를 뚫고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호기로 삼자는 것이죠.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회피할 수도 있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우리모두 힘을 합쳐 뚫고 나간다면 이번 기회가 활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OECD 가입을 경제회복의 도화선이 되게 하려면 어느 부분에 역점을 두어야 합니까.

『우선적으로 정부개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 일본은 물론 유럽 선진국들이 정부의 생산성을 높이고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선진국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죠. OECD에서도 시장경제 메카니즘을 효과적이면서 활발하게 하기 위해 규제개혁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정부개혁을 하지 못하면 21세기에는 뒤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OECD 가입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습니다. 가입으로 인한 득과 실을 따진다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달하고 경제규모도 세계 10위권입니다. 그러나 비약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졸부」라는 비아냥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이같은 비아냥을 극복하기 위해선 부의 규모에 맞는 책임있는 성숙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대인관계에서 소득수준보다는 성품 인격이 중요시되듯이 국가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OECD 가입은 바로 세계속의 우리나라 위상을 다시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는 점이 득이라면 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OECD에 쌓여있는 선진국들의 발전경험을 활용,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탄탄하게 준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이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입에 따른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OECD 가입으로 무한경쟁이 가속화할 전망인데 정부 기업 국민들 모두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대표부는 어떻게 운영을 하실런지요.

『대표부는 각 부처에서 파견된 28명으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24개 위원회를 분담, 각자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각 회의결과를 국내와 유기적으로 연결,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디딤돌이 되도록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현직 경제관료를 대사로 임명했다는 것은 대표부를 상당히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회원국마다 OECD에 대한 의미가 틀리기 때문에 대사의 급도 다릅니다. 장관급 차관급 차관보급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급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는 카터 대통령시절 부통령을 지낸 월터 먼데일씨를 주일대사로 보낸 적도 있습니다. 장관급이라는 것이 결코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초대대사로서 부담감도 상당할텐데….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리를 가려본 적은 없습니다. 자리보다는 업무가 우선이라는 소신으로 일해왔습니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는 시기에 맞게 OECD대사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정부 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국민들의 지원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선진국 진입을 지원하는 전초부대의 수장으로서 떳떳하게 보람된 일을 수행하겠습니다』

-국내경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경제학자로서 경제난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린다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것이 사실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좋아질 수 있지만 지금의 어려움보다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7∼8%의 고성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내수가 줄어들어 성장속도는 둔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5∼6%의 저성장시대로 접어드는 어려움은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새로운 옷으로 바꿔입어야 합니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거품경기가 없어지면 돈 씀씀이도 줄이고 소비도 건전해져야 합니다. 기업은 경영방식을, 정부는 정책을, 국민은 소비행태를 새롭게 바꾸도록 각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저성장을 정체로 인식하는 것도 바꾸어야 합니다. 처방전으로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른 후진국과 비교해 자질이 우수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이만큼 일궈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을 눈앞에 둔 지금은 미국 일본 유럽과 비교해 인력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창의력에서는 오히려 뒤진다는 평가도 듣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습니다.<정리=선년규 기자>

□약력

▲47년 5월 경기도 개성출신 ▲70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 ▲77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77년 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 ▲82년 재무부장관 자문관 ▲83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자문관 ▲86년 경제기획원 제3협력관 ▲88년 대통령 경제비서관 ▲91년 주미경제담당공사 ▲93년 교통부차관 ▲94년 과기처차관 ▲95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96년 과기처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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