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첨단지혈기구 개발/총상 등 사망률 크게 줄듯총알과 폭탄이 난무하는 전쟁터. 옆에 있던 전우가 날아온 총탄에 장과 신장 일부가 파괴돼 출혈이 극심한 상황이 전개됐다. 의무병도 『과다 출혈로 가망없다』며 절망적으로 고개를 흔든다.
전장에서 사망하는 병사중 90%이상은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미래의 전쟁터에선 과다출혈로 인한 사망자가 극소화할 전망이다.
미 육군이 순식간에 출혈을 멎게하는 휴대용 레이저 봉합기구와 지혈 패치를 최근 개발,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430만 달러의 개발비가 투입돼 향후 5년내 실용화할 응급지혈 기구는 장차 의무병들의 필수품이 될 전망. 출혈을 막기위해 의무병들이 사용하던 바늘과 실은 더이상 필요없게 됐다.
중요 장기가 파괴돼 생명이 경각에 달린 위급 상황에서도 출혈 부위에 패치를 붙이고 레이저로 봉합할 경우 환자의 목숨을 대부분 구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사람의 피부조직처럼 만든 패치의 개발에 대해서는 민간 의학계에서도 탄성을 지르고 있다. 동·정맥 등이 절단되거나 신장같은 장기가 훼손된 경우에도 마치 인체 조직처럼 환부를 감싸안으며 출혈을 막는 「보호막」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
『동물의 피부조직에서 추출한 「이래스틴」이라는 물질로 만들어 인체 부작용도 거의 없다』는 게 오리건 메디컬센터의 수석 연구원 캔턴 그레고리 박사의 장담이다.
보통 냉장고 크기인 민간의학용 적외선 레이저 기구를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으로 축소시킨 것도 이번 연구팀의 개가. 이미 충분한 의료 실험을 거쳐 합격점을 받았다.
미국의 의료기기 제조업계도 적극 나서 민수용 전환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유명 제조업체인 필라델피아의 힐만 메디칼사와 포틀랜드의 쇼 사는 이미 공동 출자해 라티스라는 회사를 차린뒤 레이저 기구의 본격 생산 계획에 착수했으며 이래스틴 패치도 대량 생산하겠다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살상용 무기개발의 선두 주자인 미국이 첨단 과학기술을 앞세워 혁신적인 전장용 의료 기구까지 개발하는 사실은 아이러니 일 수 밖에 없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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