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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군부대/심야 해안소초 장교 사칭 30대 소총·실탄 사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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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군부대/심야 해안소초 장교 사칭 30대 소총·실탄 사취

입력
199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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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어제 출근길 체증 이유있었다/“새로 전입왔다” 거짓말에 속아 총기 내줘/4시간만에 「진돗개 하나」 발령 뒷북검문【화성=김진각 기자】 심야 육군 해안소초에 육군소령을 사칭한 30대 남자가 나타나 순찰을 빙자, 소총 1정과 실탄 30발을 갖고 달아났다. 군수사당국은 4시간여만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범인검거에 나섰다. 이 사건으로 4일 출근시간대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일원에 검문검색이 강화돼 서울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에서 극심한 체증이 빚어졌다.<관련기사 22면>

▷괴한 소초출현◁

3일 밤 11시께 경기 화성군 서신면 육군 모부대 소초에 30대후반의 남자가 나타나 『군단에 전입온 백소령인데 해안순찰을 나왔다』고 말했다. 신장 1백75㎝ 가량에 경상도말씨를 쓰는 이 남자는 회색 스키용 파카와 얼룩무늬 전투복 바지차림에 소령계급장이 붙은 전투모를 쓰고 있었다. 당시 15평 남짓한 소초에는 소초장 남정훈(23·학군 34기) 소위와 상황병 1명이 있었다. 범인은 이에 앞서 밤 10시50분께 소초에서 4.5㎞ 떨어진 중대본부 위병소에서 『백소령인데 해안순찰을 하려 하니 암구호를 알려달라』고 해 암구호를 알아냈다.

▷총기 사취·도주◁

범인은 남소위로부터 30여분동안 경비상황 등을 보고받은 뒤 밤 11시30분께 『해안순찰을 해야 하는데 소총과 실탄이 필요하다』며 남소위에게서 K2소총 1정과 실탄 30발을 받아 나갔다. 소총은 이 부대 선임하사의 것이었다. 이 남자는 『과거 근무한 적이 있어 이 곳 지리를 잘 안다』며 남소위의 수행을 사양했다.

남소위는 2시간 뒤인 4일 새벽 1시25분께 소초에 순찰차 들른 중대장 강모대위에게 이 사실을 보고, 수상히 여긴 중대장이 군단에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한 결과 속은 사실을 알게 됐다. 백소령은 특전사에 근무하고 있지만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소위는 『범인이 대대본부에 근무하는 일부 장교와 하사관 이름을 알고 있었고 전입장교는 대대신고전 해안순찰을 하는 게 당연해 민간인용 파카를 입었지만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범인이 중대본부에서 4.5㎞떨어진 소초까지 10분여밖에 걸리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자동차를 타고 소초에 왔다가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군경수사◁

군은 총기사취범이 부대사정을 잘 아는 점으로 미루어 최근 전역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몽타주를 작성, 경찰과 공조수사하고 있다. 군당국은 이날 새벽 3시10시분께 서울·경기 일원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 주요 도로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출근길 체증◁

군당국의 검문검색으로 서울과 수도권 일원도로는 상오 5시께부터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한강다리는 출근길 차량들이 몰린 상오 6시께부터 정체돼 양재동에서 광화문까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당산철교 폐쇄로 우회차량까지 몰린 양화대교와 영등포로터리 일대의 체증은 특히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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